LG가 2-4로 뒤진 9회 2사 만루, 구본혁 대신 대타 김현수, 신민재를 꺼냈다면 어땠을까

안타 하나면 동점까지도 가능했던 상황이었다. 대타 카드로 쓸만한 선수들도 벤치에 있었다. 그러나 감독의 선택은 대타가 아니었고, 결국 시리즈 스윕을 피할 수 없었다. 후반기 첫 3연전에서 선두 KIA를 만나 내리 세 경기를 패한 LG 얘기다.

 

LG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IA와의 홈 경기에서 2-4로 패했다. 후반기 시작 때만 해도 선두 KIA에 3.5경기 차 뒤진 2위였던 이번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 혹은 스윕을 거두면 선두 탈환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3연전을 모두 내주며 시즌 성적이 46승2무41패, 승률 0.529가 됐다. 선두 KIA(51승2무33패, 승률 0.607)와의 승차는 6.5경기까지 크게 벌어졌다. 순위도 2위 삼성(46승2무39패, 승률 0.541), 3위 두산(47승2무40패, 승률 0.540)에 한 경기 뒤진 4위까지 내려앉았다.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타이거즈와 LG트윈스의 경기에서 LG의 9회말 2사 1,3루 상황때 박동원이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정수성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뉴스1

전날 열린 경기에서 8회까지 2-0으로 앞섰던 LG는 9회 마무리 유영찬이 등판했지만, 2실점하며 블론 세이브를 저질러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결국 연장 10회 석점을 더 내주며 통한의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11일 경기를 앞두고 염경엽 감독은 “결국 타격이 문제다. 우리가 낼 점수를 못 내서 진 것이다. 오늘 경기는 타선의 분발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감독의 바람과는 다르게 LG 타선은 KIA의 좌완 선발 알드레드를 만나 무기력했다. 5회 1사까지 삼진 8개를 헌납하며 퍼펙트로 끌려갔다. 5회 1사에서 박동원이 볼넷을 골라내며 퍼펙트를 깼지만, 후속 타자 오지환이 초구 병살타를 치면서 분위기가 꺾였다. 7회 1사 후 오스틴의 안타로 가까스로 알드레드의 노히터 행진은 막아섰지만, 8회까지 0점에 묶였다.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타이거즈와 LG트윈스의 경기에서 LG에 4대 2 승리를 거둔 KIA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뉴스1

그렇게 무기력하게 패하는 듯 했던 LG는 0-4로 뒤진 9회 들어 역전의 기회를 잡았다. KIA는 최지민을 올려 9회를 매조지하려 했지만, 최지민은 대타로 나선 선두타자 김성진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홍창기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에 몰렸다. KIA 이범호 감독은 전날 2이닝 32구를 던졌던 전상현을 올렸다. 경기 전 “전상현이 세이브 상황이 되면 올라가겠다고 하더라. 세이브 상황이 되면 올리겠다”고 말한대로였다. 전상현은 첫 타자 문성주를 2루수 앞 땅볼로 유도해 병살타로 처리해 급한 불을 끄는 듯 했다.

 

전상현이 빠르게 경기를 끝낼 것으로 보였던 경기는 실책으로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2사 3루에서 오스틴의 빗맞은 땅볼을 3루수 김도영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해 한 점을 내줬고, 전상현은 후속 타자 문보경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2사 1,3루에 몰렸다.

 

기세가 오른 LG는 박동원이 전상현의 초구를 받아쳐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2-4까지 따라붙었다. 오지환도 볼넷을 골라내며 2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짧은 안타 하나로도 동점이 가능했고, 장타 한 방이면 단숨에 경기를 끝낼 수도 있었다.

LG 염경엽 감독. 뉴스1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타이거즈와 LG트윈스의 경기에서 KIA에 4대 2로 패한 LG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다음 타자는 구본혁. 우타자인 구본혁 대신 최근 타격 부진으로 인해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좌타자 김현수나 이날 휴식을 취한 좌타자 신민재도 벤치에 있었다. 대타 카드를 쓸 법한 상황이었지만, 염경엽 감독의 선택은 구본혁을 그대로 밀어붙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구본혁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LG는 3연전을 그대로 내주고 말았다. 결과론이지만, 구본혁 대신 김현수나 신민재 카드를 꺼냈다면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