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동행한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북한 인권 간담회에 참석해 탈북민 등과 만났다. 김 여사는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사망한 미국 청년 오토 웜비어의 모친과도 만나 위로의 뜻을 전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김 여사가 11일(현지시간)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 회의실에서 북한 억류피해자와 유족, 북한 인권 개선 활동 중인 탈북민, 북한 전문가 등과 만나 북한 인권문제와 개선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NED는 1983년 미국 의회가 전 세계 민주주의 증진을 위해 설립한 초당파 비영리 독립단체로 1990년부터 꾸준히 북한 인권 단체들의 활동을 지원해왔다. 김 여사는 앞서 지난해 4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에도 북한 전문가와 탈북민 등을 만나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김 여사는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지속적인 만남을 갖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며 “최근 북한이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중학생 30여 명을 공개처형했다는 보도는 북한의 잔혹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비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북한의 인권 실상을 몸소 겪어본 탈북민 및 미국인 억류 피해자의 사연과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활동 및 정책 제언을 들었다.
지난해 가족들과 함께 목선을 타고 탈북한 김이혁 씨는 “한국과 북한이 다른 점은 발언의 자유,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것이고 무엇보다 한국은 내가 이룰 수 있는 꿈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고 이에 김 여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중요한 점’이라고 공감을 표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김 여사는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와 만나 웜비어의 이름이 적힌 목걸이를 선물 받기도 했다. 웜비어는 김 여사에게 “이 목걸이는 오토의 고교 시절 선생님이 디자인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김 여사가 오토를 항상 기억해줘서 너무 감사하다. 오토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내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여사는 탈북민들의 생생한 증언을 들으며 “탈북민 여러분의 존재는 그 자체로 열악한 북한 인권 현실에 대한 증언이자 동시에 자유를 향한 희망의 등불이다. 여러분의 용기 있는 행동이 앞으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저와 우리 정부가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북한 인권 개선에 강한 의지가 있으며 고통받는 북한 주민을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민간단체와 활동가들과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북한 인권 개선의 목소리가 더욱 크고 단단해지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