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 "중국과의 디커플링 사실상 불가능… 대체 한계"

미국 등 서방이 추진 중인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을 완전히 이뤄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미국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경제 전문 컨설팅업체 ‘가베칼 드래거노믹스’의 창립자로 중국 경제 관련 서적을 다수 집필한 전문가인 아서 크뢰버가 SCMP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역할이 변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애플이 일부 생산라인을 중국에서 옮기기 시작했지만, 부품은 여전히 중국에서 생산된다”며 중국은 앞으로도 선진국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제조업 무역에서 매우 강력한 입지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선진국들이 중국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기는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중국 동부 안후이성 통링 소재 한 공장의 리튬이온 배터리용 구리 박판 생산라인의 모습. 신화연합뉴스

“앞으로도 중국을 대체할 나라(next China)는 없을 것”이라며 대체 후보로 꼽히는 인도와 베트남의 한계도 지적했다. 인도는 노동력이 많지만, 중국만큼 교육 수준이 높지 않고 여성 노동 참여율이 매우 낮다는 문제가 있고, 베트남은 공산당 정부가 성장 중심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만큼 큰 시장 규모를 갖고 있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크뢰버는 이런 점을 근거로 “중국의 시스템 일부를 복제할 수 있는 나라는 많지만, 전체를 따라 할 수 있는 나라는 단 한 곳도 없다”고 단언했다.

 

미국이 동맹국들과 손을 잡고 소재·장비 수출규제 등을 통해 중국을 첨단 기술 흐름에서 배제시키는 이른바 ‘작은 뜰에 높은 담장’ 전략도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에는 경쟁력 있는 회사들이 많고 역동적인 산업생태계를 보유한 데다 정부가 기초기술 등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다만, 향후 중국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계속 성장하겠지만 더 느리고 디플레이션이 더 심해질 것”이라며 “앞으로 몇 년 동안 중국은 3∼4%의 상대적으로 낮은 경제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그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확실히 안보 측면에서는 바이든 때보다 더 강경해지고 중국에 적대적인 경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경제 분야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1기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 정부 내의 대중강경파와 상대적인 온건파 간의 미묘한 역학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