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반발… 지도자협회 “홍명보 선임 독단… 정몽규 사퇴!”

홍명보 신임 축구 대표팀 선임과 관련한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12일 성명을 내고 홍 감독 선임 과정이 절차적 정당성을 충족하지 못한 채 독단적으로 이뤄졌다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축구지도자협회는 감독 선임 작업을 한 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위원 사퇴로 5명만 남은 상황에서 새 감독 선임을 강행한 점을 지적했다. 단체는 “위원장을 다시 선임하고 위원 역시 추가해 해당 위원회가 이 일을 매듭짓게 하는 것이 상식”이라면서 “만약 기술위원회로 이관하려 했다면, 남아있는 위원의 동의를 얻어 이사회를 거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고 꼬집었다.

 

홍명보 감독. 연합뉴스

단체는 또 감독 선임 작업을 마무리한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이사가 밤늦게 홍 감독을 찾아가 감독직 수락을 부탁한 것에 대해서도 면접 등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일갈했다. 단체는 “모두에게 공평해야 할 할 면접기준이 특정 후보 앞에서만 왜 갑자기 주관적이고 자의적 해석으로 바뀌어야 하였는가?”라며 “우리 지도자들에겐 협회 행정의 절차적 정당성이야말로 그나마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의 사다리다”고 말했다.

 

끝으로 단체는 “(절차와 시스템은) 시행착오 과정에서 더욱 단단해지고 그에 따른 결과는 정당성을 부여받아 궁극적으로는 국민적 지지를 얻는다”며 “정 회장은 이런 상식을 망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축구협회는 지난 7일 클린스만 전 감독의 후임으로 홍 감독을 내정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차기 사령탑 선임 과정을 진행했던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이사는 다음 날인 8일 오전 축구회관에서 브리핑까지 진행하며 홍 감독을 선임한 배경을 설명했다.

 

홍 감독 선임은 속전속결이었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 사퇴 이후 전권을 받은 이 이사는 지난 2일 유럽 출장을 떠났다. 대표팀 감독 최종 후보에 오른 3명 중 2명의 외국인 감독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면접 대상은 거스 포옛 전 그리스 대표팀 감독, 다비드 바그너 전 노리치 시티 감독. 이 이사는 4일까지 이들과 인터뷰를 마치고 5일 낮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홍명보 감독. 뉴스1

그리고 이 이사는 곧바로 홍 감독이 머무는 울산으로 향했다. 그날 밤 11시 홍 감독을 만난 이 이사는 삼고초려로 설득에 나섰다. 바로 다음 날인 6일 홍 감독이 감독직을 수락했고, 7일 오후 축구협회는 홍 감독 내정 소식을 전했다. 홍 감독을 만난 지 이틀 만에 이뤄진 전격적인 감독 선임 발표였다.

 

이 과정에서 이 이사는 5개월간 감독 선임 과정을 이어 온 전력강화위원들에겐 ‘통보’식 연락만 했다. 그것도 정 위원장의 사퇴와 함께 전력강화위에서 물러난 4명을 제외하고 5명에게만 동의를 얻었다. 일주일 사이 3명의 최종 후보를 만난 이 이사는 결과 보고 및 피드백을 전력강화위와 함께 하지 않았고, 독단적인 결정을 내린 것.

 

이 이사는 홍 감독을 선임한 8가지 근거로는 △빌드업 등 축구협회 철학 및 게임 모델에 맞는 플레이 스타일 △원팀을 만드는 리더십 △연령별 대표팀과의 연계성  △지도자로서 성과 △촉박한 대표팀 일정 △대표팀 지도 경력 △외국 지도자의 철학을 입힐 시간적 여유 부족 △외국인 감독 국내 체류 시간 확보 리스크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