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12일(현지시간) 심야에 만나 재선 도전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고 완주 의사를 밝혔지만 민주당 안팎의 후보 사퇴 요구는 더욱 거세지는 형국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전날 기자회견 이후 심야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바이든 대통령 재선 가능성에 대한 당내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는 “제프리스 원내대표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요구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TV토론에서 말을 더듬은 이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행사 등 에서도 거듭 말실수를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라고 말하거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고 부르는 것 등이다.
언론과 민주당 내에서 ‘고령 리스크’라며 후보 사퇴 결단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강력한 완주 의지를 거듭해서 밝히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오후에 TV토론 이후 처음이자, 8개월 만에 행한 단독 회견에서도 자신이 트럼프를 이길 최적임자라며 끝까지 레이스를 완주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은 지난 10일 연쇄 회동을 하고 바이든 대통령 재선 캠페인에 대한 입장 정립을 시도했지만 결론을 내진 못 했다.
이 과정에서 낸시 펠로시 전 하원 의장이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 결정 재고 필요성을 언급하고, 선거자금 모금을 도운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 등 핵심 지원군들이 등을 돌렸다. 민주당 핵심 고액 후원자들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지 않는다면 지원을 동결하겠다고까지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민주당의 일부 핵심 후원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최대 슈퍼팩인 ‘퓨처 포워드’에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를 고수하는 한 9천만달러에 달하는 후원을 보류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펠로시 전 의장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TV토론 이후 “나쁜 밤이었다. 토론이 생각처럼 잘 안 되는 날도 있다”는 짧은 트윗을 남기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정작 당 안팎에서 바이든 후보 사퇴론이 거세지자 침묵하고 있다.
현재까지 명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후보 사퇴를 요구한 민주당 하원의원은 17명, 상원의원은 1명이다. 사적으로 사퇴 입장을 드러낸 이들까지 합한다면 그 숫자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