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연인에게 4년간 폭행·협박·금전 갈취 등을 당했다고 밝힌 먹방 유튜버 쯔양이 과거 몸 곳곳에 상처나 멍이 있는 채 먹방을 진행한 사실이 뒤늦게 조명된 가운데, 해외 구독자들은 일찍부터 쯔양의 폭력 피해를 의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쯔양의 상흔에 대한 해외 팬들의 염려는 2020년 7월 업로드 된 솥뚜껑 군만두 먹방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쯔양의 팔과 손가락에는 상처 드레싱이 돼 있었다. 이에 해외 구독자들은 “양쪽 손에 무슨 일이 있나요”, “왜 양팔에 멍과 상처가 있나요? 그녀는 괜찮나요?”, “몸이 붕대 투성이다. 양팔에 무슨 일이 있었나?” 등의 댓글을 달았다.
작년 9월 쯔양이 오른팔에 멍이 든 채 진행한 한우 먹방 영상에도 해외 구독자의 걱정이 줄을 이었다. 해외 팬들은 “팔에 무슨 일 있나요?”, “팔에 멍이 있는 걸 알아챘는데, 괜찮길 바라요. 누군가 팔을 세게 잡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팔에 멍을 봤는데 당신이 괜찮길 바란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해당 영상에 달린 댓글들은 지금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최근 국내 네티즌들은 “외국인들은 이미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었다”, “그땐 마냥 요리하다 다친 줄만 알았는데…”, “지금보니 손이랑 팔이 다 멍이다”, “저 밴드들이 폭행의 흔적이었다니 가엽다”, “몰라줬어서 너무 미안하다”라는 댓글을 달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앞서 쯔양은 1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 남자친구 A씨로부터 4년간 폭행·착취·협박 등을 당하고 방송 정산금 40억원을 뜯겼다고 주장했다. A씨가 불법촬영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유흥업소에서 강제로 일한 적도 있다고도 했다. A씨가 보낸 협박 메시지, 폭행 당시 상황이 담긴 녹취, 폭행으로 인한 상해 증거 사진 일부도 공개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진 뒤 쯔양이 상처 입은 채 방송을 진행했던 과거 영상이 국내 네티즌들 사이 재조명됐다. 댓글을 비교해 보면 해외 구독자들은 이미 영상 업로드 당시 쯔양의 데이트 폭력 피해를 우려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상균 백석대학교 경찰학부 교수는 데이트폭력에 대한 국내외 인식 간극에 대해 “법 규정에 따른 차이에서 나오는 반응”이라며 “같은 행동을 하거나 무엇을 바라볼 때 법에 대한 민감도에 따라 사회 유해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판단하는 인식 차이가 드러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어 “법과 제도가 조직의 문화와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며, 데이트 폭력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법적인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데이트폭력’, ‘교제폭력’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정의와 관련 법안은 부제한 상태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데이트폭력 처벌 및 피해자 보호절차법’은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제정안은 ‘교제폭력’의 정의를 명확히하고 범죄에 대한 처벌, 피해자 보호조치를 규정하며 심신장애 형 감경 및 반의사불벌 조항을 적용하지 않는 것을 포함했다.
현재 22대 국회에서는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교제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한 상태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가정폭력처벌법(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전부 개정한 ‘가정폭력 및 친밀한 관계 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