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인지력 저하 문제로 재선 도전 포기 압박을 받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완주 의지를 명확하게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푸틴’이라고 언급하는 등 말실수가 반복되며 건강 문제가 불거졌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유일하게 승리한 사람은 자신뿐”이라며 중도 하차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이 미국 투자 지역을 잘 못 언급하는 말실수를 반복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 대선 경합주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완주할까, 하차할까, 많은 추측이 있다”며 “나는 대선 대선에 출마했고 우리는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이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이게 내 답”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최신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한 뒤 “나는 민주당의 대선후보 지명자이자 민주당, 공화당을 통틀어 트럼프를 이긴 유일한 사람”이라며 “다시 한 번 그를 이길 것”이라고 외쳤다.
전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계기 기자회견에서 재차 말실수를 반복하며 인지력 저하 논란을 피하지 못한 바이든 대통령은 “4년 더”를 외치는 지지자들 앞에서 분위기 반전을 위해 힘썼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낙태와 의료보험, 총기 규제 등 정책과 관련된 쟁점을 하나씩 언급하며 트럼프와 확실한 입장 차이를 나타냈다. 특히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이 트럼프 행정부 출신 인사들과 함께 만든 강경 보수 성향의 정책 제언집 ‘프로젝트 2025’에 대해 “트럼프 2기 청사진은 악몽”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헌법을 지지하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도 말실수를 피하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디트로이트 유세에 앞서, 미시간주 노스빌에서 유권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의 대미 투자 장소를 잘못 말하는 실수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임 중 한국 기업들의 대미투자를 유치한 실적을 자랑하는 맥락에서 “내가 삼성에게 ‘왜 서(western·西) 펜실베이니아에 200억 달러(약 27조원)를 투자하려 하느냐’고 물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삼성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방문한 미시간주 오번힐스 지역에 배터리(삼성SDI)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며 텍사스주 테일러 소재에 반도체 공장(삼성전자)을 짓고 있는 등 미국내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펜실베니아주에 투자를 했거나 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7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말을 더듬고 맥락에서 벗어난 말을 하며 인지력 논란을 증폭시켰던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나토 정상회의 계기 기자회견에서 반전을 꾀했지만 재차 말실수하면서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그는 기자회견 직전 행사 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나란히 선 자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이름을 ‘푸틴’으로 잘못 말했다가 곧바로 정정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이름을 ‘트럼프 부통령’으로 잘못 칭했고, 미국에 맞서고 있는 나라를 열거하면서 “한국”(South Korea)이라고 했다가 “내 말은 북한”(I mean North Korea)이라며 곧바로 정정하기도 했다.
또 미국의 인도태평양 4대 파트너 국가(일명 I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를 두 차례 걸쳐 거론했는데, 그중 한번은 한국을 떠올리지 못한 채 호주를 2회 거명하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