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토트넘)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였던 로드리고 벤탄쿠르(27·우루과이)가 이번에는 관중석에 물병을 던져 본인 소속팀 스태프를 다치게 하는 일이 발생했다.
11일(현지시간) 풋볼런던 등 외신에 따르면 우루과이와 콜롬비아가 맞붙은 ‘2024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준결승 직후 소동이 일어났다. 이날 우루과이는 콜롬비아에 1대 0으로 패했다. 경기 중 있었던 과격한 몸싸움으로 인해 과열된 분위기는 종료 후에도 가라앉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우루과이 공격수인 다르윈 누녜스가 관중석으로 올라가 콜롬비아 팬들과 주먹다짐을 벌이기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터치라인 근처에 있던 벤탄쿠르도 관중석을 향해 물병을 세차게 던졌고, 수습을 위해 관중석으로 올라간 우루과이 스태프 한 명이 세게 맞았다.
머리에 물병을 맞은 스태프는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으며, 물병 속 물이 폭발하듯 쏟아졌다. 이어 그가 머리를 움켜쥐고 고통스러워하는 표정도 카메라에 잡혔다. 해당 스태프의 이마가 피로 물든 사진과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되기도 했다.
남미축구연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연맹 징계위원회는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고 관련자들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리기 위해 조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풋볼런던은 “벤탄쿠르가 이후로도 한 차례 더 관중석을 향해 물건을 던졌다가 경기장 직원들로부터 쫓겨났다”며 “사건에 연루된 선수들은 오는 14일 캐나다와의 3·4위전을 앞두고 출전 금지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알렸다.
한편, 벤탄쿠르는 자국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흥민을 상대로 한 인종차별 발언을 해 빈축을 산 바 있다. 당시 진행자로부터 ‘손흥민 유니폼을 구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그는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라며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인종차별적 발언이었다.
이후 축구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자, 벤탄쿠르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내가 한 말은 나쁜 농담이었다”며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사과문을 게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