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업계 큰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 대선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거액의 정치자금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머스크는 크게 유명하지 않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정치활동 단체 ‘아메리카 팩‘에 기부했으며 기부 규모는 확실치 않지만 상당한 금액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아메리카팩은 이번 대선 결과를 좌우할 주요 경합주에서 집중적으로 유권자를 직접 접촉하며 투표 독려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메리카팩은 오는 15일에 기부자 명단을 공개해야 하는데, 그때 머스크의 기부 여부가 확실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의 이번 기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자금 모금에서 월스트리트와 기업 기부자의 도움으로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추월한 시점에 이뤄졌다. 반면 최근 바이든 대통령 측 저명한 기부자들은 기부를 중단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을 오래 후원해 온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도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나는 바이든을 사랑하지만, (그는) 이길 수 없다”며 사퇴를 종용한 바 있다.
머스크의 기부를 두고 블룸버그는 “세계 최고 갑부가 미국 정치 지형에 자신을 각인시키려는 큰 도박”이라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테크업계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엑스(X·옛 트위터)에서 정기적으로 우파적 견해를 지지하고 민주당을 공격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3월에도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면서 그의 ‘돈줄’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머스크는 곧바로 자신의 엑스 계정에 “나는 미국 대통령 후보 어느 쪽에도 돈을 기부하지 않는다“는 글을 올려 부인했지만,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베팅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하면 머스크에게 고문 역할을 맡기는 방안을 두 사람이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머스크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성 추문 입막음 돈’ 재판에서 유죄평결을 받은 직후 엑스에 “오늘 미국 사법 체계에 대한 대중의 신뢰에 엄청난 훼손이 일어났다”며 그를 옹호했다. 머스크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서는 올해 들어 약 40차례에 걸쳐 엑스를 통해 비판성 게시글을 올렸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