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상반기 취업자 수 전년 대비 22만명↑… 고령층이 주도

“탄력적 임금체계 도입, 명예퇴직 줄여야”

올해 상반기 70대 이상 취업자가 약 15만명 늘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저출생·고령화로 생산연령인구(15~64세)의 급감이 예상되는 가운데 고령 인력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평균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844만9000명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22만명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노년층이 일자리 증가세를 주도했다. 60대 이상 취업자는 작년 상반기보다 28만2000명 늘어 전 연령대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특히 70대 이상 취업자는 지난해보다 15만명 급증한 192만5000명으로 나타났다. 70대 이상 취업자는 통계를 작성한 2018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노인 일자리 박람회’에서 한 어르신이 구직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체 취업자 증가폭이 상반기 기준 2022년 94만1000명에서 지난해 37만2000명, 올해 22만명으로 줄었지만 70대 이상 취업자 증가폭은 2022년 14만6000명, 작년 14만8000명을 기록하는 등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청년층(15~29세)과 40대는 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각각 11만5000명, 8만2000명 줄었다.

 

일하는 노인들이 증가하면서 고령층의 일자리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산연령인구가 급감하면서 잠재성장률의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고령층이 저숙련·저임금 일자리에만 머물지 않도록 임금체계 등을 손봐야 한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2022년부터 생산연령인구는 10년 간 332만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72년에는 1658만명으로 급감해 총인구의 45.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층의 인력 활용도는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55~64세 고령층은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 평균 49.3세(지난해 5월 기준)에 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뒤에는 비정규직에 취업하는 경우가 많았다. 2022년 기준 60세 이상 근로자의 71.3%가 비정규직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발간한 ‘2024 한국경제보고서’에서 “노동 수명을 연장하고 노인 고용을 늘리면 국내총생산(GDP)과 재정성과가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OECD는 “노인들이 일자리에 남아 있거나 재진입하도록 장려하는 것은 전반적인 고용 증진에 있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OECD는 이를 위해 연령과 관계없이 직무 특성·성과에 따라 임금을 연계하는 탄력적 임금체계를 도입하고 명예퇴직을 제한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OECD는 임금의 연공성을 줄이는 동시에 법정 정년을 늘리거나 회사별 의무 퇴직 연령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정부는 법정 정년(60세) 연장 등을 포함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노동 개혁 방안을 논의한 뒤 올해 하반기 중 ‘계속고용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