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먹고 잠든 사이 침수… 인기척 없는 집도 확인한 경찰에 구조

이달 9∼10일 전북·충청·경북 등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가운데 곳곳에서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하고 교통 통제를 도운 경찰들이 우수사례로 선정돼 경찰청 표창을 받았다.

 

지난 11일 충남 논산시 강경읍 일대가 쏟아진 장맛비로 이틀째 침수된 채 있다. 논산은 지난 10일 새벽 집중호우가 쏟아지며 인명피해와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연합뉴스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충남 논산 강경지구대 강원구 경사는 이달 10일 ‘주택에 물이 들어왔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해 마을 주민을 대피시키던 중 인기척이 없는 한 주택을 지나치지 않고 들어가 살폈다. 안에는 수면제를 복용한 후 잠이 들어 탈출하지 못한 70대 노인 등 2명이 있었고, 강 경사는 이들을 무사히 구조했다.

 

충남 금산 추부파출소 김갑보 경위는 10일 신평교 인근 도로에서 하천이 범람해 침수된 승용차를 발견했다. 김 경위는 차량용 비상 망치로 창문을 깨고 차량에 갇혀 있던 여성 운전자를 구조했다. 

 

경북 영천경찰서 김상열 경사는 영천시 도동구역길에서 일대에 집중호우가 내려 주택에 물이 차는데도 “집안의 물건을 챙겨야 한다”며 대피를 거부하는 거동이 불편한 67세 할머니를 둘러업고 나와 대피소로 인계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공을 세운 경찰관들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집중호우로 긴박한 상황에서 주민구조·대피 등 국민의 안전을 위해 헌신한 경찰관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계속되는 장마·태풍으로부터 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더욱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선정된 인명구조 우수사례 15건은 사전 예방 2건, 교통안전 관리 4건, 관계기관 협업 4건, 구조 및 대피 지원 5건이다.

 

앞서 지난 10일 △어청도(전북 군산시) 146.0㎜ △군산(전북 군산시) 131.7㎜ △함라(전북 익산시) 125.5㎜ △서천(충남 서천군) 111.5㎜ △양화(충남 부여군) 106.0㎜ 등에서 1시간 강수량이 100㎜를 넘는 폭우가 내렸다. 기상청은 지난 폭우가 200년에 한 번 발생할 법한 기록적인 호우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