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중증뇌경색은 산정특례질환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급종합지정 기준에서 일반진료질병군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전문질환군 환자비율을 높여야 하는 상급종합병원 입장에서는 뇌졸중 환자 진료를 더 줄이고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상급종합병원에서 급성 뇌졸중치료가 불가능해질 수 있어 우려됩니다.“
대한뇌졸중학회는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일반진료질병군으로 분류된 뇌졸중의 환자분류체계(KDRG)를 ‘전문진료질병군’으로 시급히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졸중은 암질환, 심장질환, 희귀·중증난치질환과 함께 4대 중증질환에 속한다. 또한, 뇌혈관이 갑자기 막히거나 (뇌경색, 전체 80%), 터져서 (뇌출혈, 전체 20%) 발생하는 뇌혈관질환으로 골든타임 내 치료가 환자의 예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필수 중증응급질환이다. 무엇보다 높은 사망률뿐 아니라 뇌졸중 이후 후유장애로 인하여 성인 장애 원인 1위로 꼽히는 높은 사회경제적 부담이 큰 질환이다.
문제는 필수중증응급질환인 급성 뇌졸중 중 80%는 초급성기 정맥혈전용해술이나 뇌졸중집중치료실 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두통, 알레르기, 두드러기 등의 질환과 같이 일반진료질병군에 속해 있다는 것이다.
대한뇌졸중학회는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이 치료 난이도가 높고 생명이 위중한 환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의 일반병상은 최대 15%까지 줄이고, 중환자 비율을 50% 이상으로 늘리는 구조 전환 시험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을 감안하면 필수 중증응급질환인 뇌졸중 환자의 대부분은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복 대한뇌졸중학회 정책이사 (순천향의대 신경과)는 최근 주요병원 뇌졸중 치료의사 이탈도 이런 문제의 연장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형병원들이 그동안 왜 권역응급의료센터 설치를 기피해 왔겠냐”고 반문하며 “바로 급성중증뇌경색 등 응급심뇌질환이 전문진료군도 아니고 수가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왜곡된 질병분류체계는 현재 부족한 거점병원의 필수의료인력을 더 악화시킬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상급종합질병군 대한 재분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차재관 대한뇌졸중학회 부이사장(동아의대 신경과)도 “현재 질병군 분류가 유지된다면, 최종 치료를 담당해야 하는 상급종합병원에서의 뇌졸중 진료가 제한되어 뇌졸중 진료 인력과 인프라 구축 또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결국 국민들에게 이러한 피해가 전가될 수도 있기 때문에, 뇌졸중을 전문진료질병군으로 수정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연간 11만명 이상의 새로운 급성 뇌졸중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2050년에는 매년 35만명의 새로운 뇌졸중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