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미국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위즈(Wiz)를 자사 역사상 최대 금액에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글이 고전 중인 클라우드(가상 서버) 컴퓨팅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보도에 따르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위즈를 230억달러(약 31조8000억원) 규모에 인수하기 위한 사전 협상을 진행 중이다. 결렬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나 업계 소식통은 협상이 성사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WSJ에 전했다.
협상이 성사되면 구글의 역대 인수합병(M&A) 중 최대 규모다. 지금까지는 2012년 모토로라 모빌리티(125억달러) 인수가 가장 큰 M&A였다.
위즈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특화된 사이버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다. 클라우드에 저장된 대규모 데이터에서 보안 위험을 찾아내 제거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위즈의 시장 가치는 올해 초 120억달러(약 16조6000억원)로 평가받았으며, 지난해 연간반복매출(ARR)은 3억5000만달러(약 4800억원)에 달했다.
구글은 2022년에도 사이버 보안 업체 맨디언트(54억달러)와 시엠플리파이(5억달러)를 인수했다. 이번 위즈의 인수까지 완료되면 구글의 클라우드 보안기술이 대폭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클라우드 경쟁, 변수는 ‘규제’
구글의 M&A 전략으로 클라우드 시장을 둘러싼 빅테크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 1위인 아마존은 최근 독일,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내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변수는 경쟁 당국의 규제다. 아마존은 2022년 청소기 제조업체 아이로봇 인수 계획을 밝혔으나 EU 집행위원회 승인을 받는 데 실패해 지난 1월 계획을 철회하는 등 빅테크를 향한 당국의 규제 칼날이 아직 시퍼렇다. 구글은 미국 법무부와 2건의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