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전세사기 규모 2조7000억원 육박

강서구 화곡동 보증사고 498건 발생, 1181억원
지난 10일 서울 시내의 부동산 사무실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아 발생한 전세 보증사고 규모가 올해 상반기에만 2조7000억원에 육박했다.

 

올해 연간 전세 보증사고액은 5조원에 육박하며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2조6591억원, 사고 건수는 1만2254건이다.

 

빌라 전세사기, 역전세 여파가 이어지면서 올해 상반기 보증사고는 작년 같은 기간(1조8525억원)보다 43.5% 증가했다.

 

다만 월별 보증사고 액수는 2월을 정점으로 4개월 연속 줄었다.

 

보증사고액은 2월 6489억원에서, 3월 4938억원, 4월 4708억원, 5월 4163억원, 6월 3366억원으로 서서히 감소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여전히 월 3000억원 이상이어서 올해 연간 보증사고액은 역대 최대치였던 작년 규모(4조3347억원)를 뛰어넘어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집값이 정점이던 2021년 하반기 이후 하락이 본격화한 2022년 4분기 전까지 체결된 전세계약 만기가 올해 말까지 계속해서 돌아오기 때문이다.

 

세입자의 전세금 반환을 요청받은 HUG가 올해 상반기 내어준 돈(대위변제액)은 2조422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대위변제액 1조3347억원보다 53% 늘었다.

 

올해 전세 보증사고가 가장 많은 지역은 여전히 서울 강서구 화곡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HUG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1∼5월 화곡동에서 보증사고 498건이 발생했으며, 피해 규모는 1181억원이다.

 

대규모 전세사기 피해가 잇따른 화곡동 일대 주택들은 올해 초부터 무더기로 경매에 나오고 있다.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화곡동에서 경매가 진행 중인 주거용 건물은 139건으로, 대부분이 다세대 주택, 오피스텔과 근린생활시설을 다세대 주택으로 불법 이용하는 ‘근생빌라’였다.

 

화곡동 다음으로는 인천 부평동(485건·937억원), 주안동(327건·530억원), 숭의동(257건·494억원)·간석동(201건·353억원) 등 인천 지역의 전세 보증사고 규모가 컸다.

 

화곡동에서는 2020년부터 올해 5월 말까지 4년 5개월 동안 전세 보증사고 2952건이 발생했다. 사고액은 6713억원에 이른다.

 

이어 부평동(2090건·4125억원), 주안동(1140건·1864억원), 숭의동(906건·1760억원), 간석동(797건·1517억원), 서울 양천구 신월동(711건·1587억원) 순으로 2020년 이후 누적 전세 보증사고 규모가 컸다.

 

이에 정부는 전세사기로부터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중개대상물에 대한 공인중개사의 확인·설명 의무가 강화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인중개사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이 지난 10일부터 시행중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공인중개사법이 규정한 공인중개사의 확인·설명 의무를 구체화하고, 확인·설명 사항을 서식으로 명확하게 증빙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공인중개사는 임차인에게 최우선변제금과 임대보증금 보증제도 등 임차인 보호제도를 설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