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산하기관인 (재)창원산업진흥원(산업진흥원)의 원장 후보자를 두고 적격성 논란이 일고 있다.
1차 공모 때 원장 후보 적격자가 없어 추가로 진행한 2차 공모에서 뽑힌 원장 후보자가 1차 공모 때 탈락한 인물이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16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산업진흥원은 지난 5월3일 첫 공고를 내고 원장을 공개 모집했다.
산업진흥원은 창원시 산업 장기 발전전략 수립 등을 위해 2015년 설립된 재단법인이다.
1차 때 총 12명이 지원을 했고, 지난 5월28일 산업진흥원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12명 가운데 5명이 서류 전형에 합격했다고 공개했다.
그리고 6월4일 임추위는 이들 5명 중 2명이 면접 전형에 합격했다고 공고를 냈다.
하지만 일주일 뒤 산업진흥원은 원장 공개 채용시험 최종 합격자 공고에서 ‘적격자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6월14일 산업진흥원 임추위는 원장 공개 모집 재공고를 냈다.
2차 공모 때는 총 9명이 지원했고, 이 중 3명이 서류 전형에 합격했다. 서류 전형 합격자 중 2명이 면접 전형에 합격했다.
임추위는 면접 전형에 합격한 2명에 대해 원장 임용 후보자로 산업진흥원 이사회에 추천했다.
산업진흥원 이사회의 이사장은 창원시장이다.
지난 11일 산업진흥원은 이정환 전 한국재료연구원장을 산업진흥원 원장 임용후보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 원장 후보자가 1차 공모 때 서류 전형은 합격했다가 면접 전형에서 떨어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창원시정 안팎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1차 공모 때와 2차 공모 때 임추위 위원들과 원장 응시자격이 동일한데 1차 때 떨어진 인물을 2차 때 합격시키는 게 과연 적정한지 적격성 논란이 일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애초 이 원장 후보자를 낙점해놓고 있었다가 1차 공모 당시 면접에서 떨어지니 면접 전형 합격자들을 부적격 처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창원시는 산업진흥원 원장 공모는 ‘블라인드’ 형태로 진행됐기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 미래전략과 관계자는 “산업진흥원 원장 공모는 지원자의 경력만 알 수 있을 정도의 블라인드 식으로 진행됐기에 (1차 공모 때 떨어진 인물이 2차 공모 때 합격하는 것)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된다”면서 “원장 공개 채용은 산업진흥원에서 진행해 시가 개입하거나 관여할 여지가 전혀 없었다”고 일축했다.
산업진흥원 관계자는 “블라인드 채용으로 이름과 경력 사항 정도만 임추위 위원들에게 공개가 됐다”면서 “1차 공모 때 면접 전형에서는 2명이 통과됐지만 신임 원장 후보자가 당시 80점 이상이어서 직원을 뽑는 공고로 치면 예비 후보자일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창원시와 산업진흥원의 이 같은 해명에도 일각에서는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진형익 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은 “블라인드 형태로 공모를 진행했다고 하지만 원장을 뽑는데 관여하는 산업진흥원 임추위 위원들이 1차 때와 2차 때 동일한데 직원이 아닌 원장 후보 지원자의 경력 사항을 모를 리 있겠냐”며 “시의 구체적인 해명이 있어야 하고 부족하다면 인사청문회 때 반드시 다뤄야 할 사안이다”고 밝혔다.
산업진흥원 원장 후보자는 19일 창원시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26일 최종 임명 여부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