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을 잘 따라오지 못하거나 경기에서 졌단 이유로 초등학생에게 폭행을 가하고 심한 기합을 준 축구 코치에게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형사5단독(판사 정우혁)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A씨(40대)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의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했다.
A씨는 청주에서 유소년 축구클럽을 운영하는 코치로, 2020년 8월부터 약 1년간 B군(12) 등 또래 학생 6명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학생들이 훈련을 잘 따라오지 못한다는 이유로 손과 종아리, 정수리 등을 60cm 길이의 막대기를 사용해 수십회씩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강이를 발로 걷어차거나 머리를 손바닥으로 때리는 등 체벌을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B 군 외에도 피해 아동 5명에게 훈련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X새끼’ 라던가 ‘X가리 들고 뛰어’ 등의 욕설까지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2021년 6월엔 대회 결승전에서 졌다는 이유로 아동들을 집합시켜 골대와 골대 사이를 약 1시간 동안 뛰게 하거나 엎드려뻗쳐를 시킨 혐의도 있다. 당시 아동들은 이미 두 차례의 경기를 뛰어 체력적으로 지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재판부는 “경기나 훈련에 임하는 피해 아동들의 상태를 개선해야 할 상황이었다 해도 시범을 보이거나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설명하거나 타이르는 등 다른 교육적 수단을 얼마든지 쓸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 아동들이 축구를 관두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심한 충격과 고통을 받았는데도 범행 대부분을 인정하지 않고 정당한 체벌과 훈육이었던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며 “심지어는 피해 아동의 부모들로부터 음해당하고 있다는 듯이 이야기하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피고인은 축구 지도자로서 사랑과 애정을 담아 제자이자 후배들을 지도하고 보호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며 “왜곡된 교육관과 피해 아동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으로 미뤄볼 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