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은 모두 262명에 불과하다. 22개 종목에 선수 144명과 지도자 118명이 전부로 1976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최소 규모로 꾸려졌다.
이들의 목표는 금메달 5개. 1984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시작으로 10차례 대회에서 6개 이상의 금메달을 가져왔다는 점에 비춰보면 보수적인 목표라는 평가다. 밖에서 본 목표는 초라하지만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기대치가 너무 낮다는 것’을 입증해 줄 한국 양궁 대표팀과 수영 대표팀이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결전지인 프랑스 파리로 나란히 떠났다. 양궁에서는 3개의 금메달이, 수영에서도 1개의 금메달이 기대된다.
생에 첫 올림픽에 나서는 한국 여자 양궁 ‘에이스’ 임시현(21·한국체대)은 “금메달 맛을 보니 계속 욕심이 생긴다”고 웃었다. 임시현은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 단체전에서 3종목을 휩쓸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올림픽에서도 여자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 여자 개인전까지 3관왕을 노리는 임시현은 “욕심을 줄이고 경기를 즐기겠다”며 “부담감을 받은 만큼 최선을 다했고, 이제 올림픽에서도 최고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올림픽 10연패를 꿈꾼다. 단체전에서 1번 중책은 전훈영(30·인천시청)에게 맡겨졌다. 전훈영은 “누구나 다 처음이 있다”며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걱정하기보다 최선을 다해 목표한 것을 이루고 오겠다”고 강조했다. 막내 남수현(19·순천시청)은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했던 소음 적응 훈련은 많은 관중 앞에서 쏜 경험이 없는 나에게 큰 도움이 됐다”며 “돌아올 땐 한결 가벼워진 표정으로 들어오고 싶다”고 말했다.
수영에서도 금메달을 기대한다. 남자 400m에 나서는 김우민(22·강원도청)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겠다”며 당찬 포부를 내놨다. 이 종목은 파리 올림픽 경영 첫 메달이 나오는 종목이다. 개회식 다음 날 곧바로 예선과 결선이 치러지는 만큼 김우민이 이번 대회 첫 메달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외신은 이 종목에서 ‘4파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며 김우민의 동메달을 점쳤다. 하지만 김우민은 “3위로 예상할 수 있겠지만 수영을 시작할 때부터 내 꿈은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었다”며 “마지막까지 좋은 기분을 유지해 한국에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황선우(21·강원도청) 역시 자유형 200m에서 황금빛 역영을 펼칠 각오다. 황선우는 “올해 1분44초대 기록을 낸 선수가 8명이고, 메이저대회 1∼3위도 매번 바뀔 정도로 치열하다”면서도 “3번의 세계선수권, 또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땄고, 도쿄 올림픽 이후 3년 동안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자신 있다”고 말했다.
남자 계영 800m에서는 ‘깜짝 메달’이 기대된다. 김우민과 황선우가 중심에 선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은 지난 2월 도하에서 열린 2024 세계선수권에서 7분01초94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올림픽에서는 영국이 6분58초58로 우승했고 2위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7분01초81로, 3위는 호주가 7분02초13으로 차지한 만큼 메달 가능성이 크다.
황선우는 “한국 수영이 남자 단체전에서 메달을 노릴 날이 올 것이라고 상상한 적이 없지만 이제 계영 800m 올림픽 메달 획득은 꿈에 머물지 않는다”며 “가능성이 열린 이 시대를 내가 살고 있다는 게 영광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