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거즈 대고 등장한 트럼프… 지지자들 "We love Trump" 환호

美 공화당 전대서 대선 후보 공식 선출
지지자들 환호에 “고맙다” 박수치며 호응
부통령 후보 39세 밴스 상원의원 지명

트럼프, 연설 없이 귀빈석서 행사 지켜봐
18일 후보수락 연설 효과 극대화 노려
기밀문서 유출訴 기각… 리스크 일부 해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사건 이후 이틀 만인 이날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장에 깜짝 등장해 지지자들에게 건재함을 과시했다. 총격으로 관통상을 입은 오른쪽 귀에는 거즈가 감싸져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로 강성 보수 성향의 1984년생 J D 밴스 상원의원을 지명하며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밀워키 전당대회장인 파이서브 포럼에서 2387명 대의원의 호명 투표로 대의원 과반을 차지하며 압도적으로 대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2016년과 2020년에 이어 3차례 연거푸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내에서 후보 사퇴론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공화당 내에서의 흔들림 없는 입지를 재확인했다.

손 잡은 러닝메이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이 피격 사건으로 부상 당한 오른쪽 귀에 거즈를 감싼 채 15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건재한 모습으로 나타나 가족과 지지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 D 밴스 상원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밀워키=로이터연합뉴스

이날 공화당 전당대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한 ‘대관식’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집중됐다.



오후 9시 전당대회장 전광판에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습을 나타내자 행사장이 떠나갈 정도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13일 피격 사건 이후 공개 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쪽 귀에 거즈를 붙인 채 행사장에 입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장할 때는 전매특허 등장음악인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God Bless the USA)가 울려 퍼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환호에 ‘고맙다’라고 말하며 주먹을 흔들거나,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표정은 시종일관 차분하고 여유롭게 미소를 띠었다.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습격당한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말한 ‘싸우자’(fight)는 구호를 외치고, ‘유에스에이’(USA), ‘우리는 트럼프를 사랑한다’(We love Trump)를 연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별도로 연설 등을 하지 않고, 부통령으로 지명한 밴스 상원의원과 귀빈석에 나란히 앉아 오후 9시52분쯤 행사가 끝날 때까지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를 주제로 진행된 찬조 연설을 지켜봤다. 연설은 이른바 바이드노믹스(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 및 성과)에 대한 고강도 비판과 함께 마가노믹스(트럼프 전 대통령 경제정책)에 대한 칭찬이 주를 이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에도 무사한 것을 ‘신의 기적’으로 칭송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지난 13일 피격 사건으로 부상을 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귀에 거즈를 붙인 채 15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 행사장에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18일로 예정된 대선 후보 수락 연설 메시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사법리스크도 일부 해소하며 대세론에 힘이 실렸다. 플로리다주 남부법원의 에일린 캐넌 연방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임기 중 취득한 국방 기밀문서를 퇴임 후 유출해 자택에 불법으로 보관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 대한 소송을 기각했다. 캐넌 판사는 이 사건을 수사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를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상원이 인준하지 않았기 때문에 헌법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전당대회 참석에 앞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 부통령직을 맡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은 위대한 오하이오주의 J D 밴스 상원의원이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암살 미수 사건 이틀 만인 15일(현지시간)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밴스 상원의원을 지명한 것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현안에서 트럼프의 복제인간(클론)”이라며 “차이를 전혀 모르겠다”고 견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은 이날도 전당대회를 관통하는 최대 이슈가 됐다. 전당대회 행사장 외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귀를 관통하는 부상을 입고 피를 흘리며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흔드는 장면이 인쇄된 티셔츠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거론되는 엘브리지 콜비 전 부차관보는 이날 밀워키에서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개최한 정책 행사에 참석해 한국을 언급하며 미국 우선주의 외교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한국은 한국의 이익을 우선하고 인도나 폴란드도 자국의 이익을 우선한다”며 “왜 우리(미국)는 달라야 하느냐”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해외 미군 배치와 관련, “바이든 행정부는 군을 결정적 포인트가 아닌 세계 전반에 넓게 배치하고 있다”면서 “결정적인 상대인 중국과의 결정적 순간에 힘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해 해외주둔 미군의 재배치 필요성을 시사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열린 15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 전당대회 행사장 인근에서 자신을 그래픽 디자이너라고 소개한 노점상 브래드 노이어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피격 당한 뒤 피를 흘리며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흔드는 사진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외교안보 핵심 참모였던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열린 CNN-폴리티코 주최 대담 이후 한국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독자적 핵역량 확보에 대한 견해를 묻는 말에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국”이라는 전제를 깔고 “한미 정부가 긴밀히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오브라이언은 “핵추진 잠수함이냐,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핵무장에 해당)이냐에는 차이가 있다”며 “한국은 미국의 강력한 동맹이며, 이 문제를 포함해 여러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브라이언은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할 경우 국무·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