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모’ 최저임금 적용…하루 4시간 이용시 月119만원 [오늘, 특별시]

서울서 9월부터 ‘시범사업’ 돌입
전일제·시간제… 최대 주 52시간
8월6일까지 이용신청 가구 모집
한부모·다자녀 가정은 우선 선발

정부와 서울시가 9월부터 시범사업으로 도입하는 외국인 가사·돌봄관리사(가사도우미)에 최저임금 수준과 주 52시간 근로제가 적용된다.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시간제로 하루 4시간 이용할 경우 월 119만원가량 부담하게 된다. 공공 아이돌보미 서비스나 민간 가사관리사 서비스보다 최대 20% 정도 저렴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서울시와 고용노동부는 17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필리핀 국적 가사도우미를 이용할 가정을 모집한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시와 고용부는 고령화 등으로 내국인 가사근로자가 줄고, 비용도 비싼 편이라 육아 부담이 커지자 싱가포르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에 제안했다고 한다. 국내 가사근로자 시장에서 내국인 종사자는 지난해 기준 10만5000명으로, 최근 4년 동안 5만1000명(연 평균 1만3000명)이 감소했다고 시는 전했다. 연령도 50대 이상이 92.3%에 달한다.

 

시범사업에선 한국산업인력공단과 고용부 주관으로 필리핀 직업훈련원에서 관련 교육을 이수하고 정부 인증 자격을 취득한 24∼38세 가사도우미 100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영어가 유창하고 한국어로도 일정 수준의 의사소통을 할 수 있으며, 건강검진과 마약·범죄 이력 등 신원 검증도 거쳤다고 시는 덧붙였다. 가사도우미들은 9월부터 내년 2월 말까지 6개월 동안 각 가정에서 아동 돌봄과 각종 가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서울에 거주하는 가구 중 12세 이하 자녀(2011년 7월18일 이후 출생아)가 있거나 출산 예정인 가구라면 소득 기준에 상관 없이 이용 신청을 할 수 있다. 한부모, 다자녀, 맞벌이, 임신부가 있는 가정 순으로 우선 선발한다. 자녀 나이, 이용 기간도 고려한다. 서비스 제공기관인 ㈜홈스토리생활(대리주부)이나 ㈜휴브리스(돌봄플러스) 앱(어플리케이션)에서 회원가입한 뒤 ‘서울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클릭하면 된다. 

 

이용 시간은 월요일∼금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 사이에 전일제(8시간)나 시간제(6시간·4시간)를 선택할 수 있다. 주 52시간을 초과할 순 없다. 비용은 최저시급(올해 9860원)과 4대 사회보험(고용보험·국민연금·국민건강보험·산재보험) 등을 포함해 시간당 1만3700원이다. 하루 4시간 이용 시 월 119만원 정도로 공공 아이돌보미 시간제 종합형(월 131만원)에 비해 9.2%, 민간 가사관리사(월 152만원)에 비해 21.7% 저렴하다.

 

필리핀 가사도우미는 고용허가제(E-9)의 체류자격을 갖는다. 이들은 입국 전 필리핀 정부 주관 한국어 등 취업 교육(45시간)을 거쳐 8월 입국한 뒤 4주 동안 가사관리사 실무와 한국생활 적응 교육을 받는다. 시범사업 기간 동안 비상벨과 상주도우미 등이 갖춰진 전용 공동숙소에서 지낸다. 시와 고용부는 민원·고충 처리 창구도 운영할 예정이다. 서비스 이용자와 가사도우미 사이에서 폭행이나 성범죄 등 사건이 발생할 경우 이용자를 ‘원스트라이크 아웃’으로 이용 대상에서 영구히 배제하고, 관계 법령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다. 정부와 시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서비스 만족도·효과 등을 평가한 뒤, 제도를 보다 합리적인 방향으로 보완해나갈 방침이다.

 

고용부는 법무부가 이와 별도로 국내 체류 외국인이 개별 가정과 직접 계약을 맺고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범사업도 9월쯤 시작한다고 전했다. 김선순 시 여성가족실장은 “경력 단절이나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신청을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