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 경북 봉화군 마을 식당서 경로당 회원 41명 식사… 4명 피해 3명 중태… 경찰 “고의 여부 수사”
경북 봉화군에서 초복에 오리고기를 나눠 먹은 마을 주민들이 쓰러져 중태에 빠졌다. 피해 주민들의 위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6일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초복을 맞아 봉화군 봉화읍의 한 마을 식당에서 경로당 회원 41명이 오리고기를 먹었다. 이 중 여성 노인 4명이 쓰러졌다. 이들은 5인용 식탁에서 오리고기를 나눠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식당 근처 노인복지관으로 이동해 탁구를 치던 2명이 쓰러졌고, 다른 1명은 경로당에서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과 합석했던 나머지 1명도 봉화군에 있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악화해 이날 오전 10시14분 안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들의 공통된 초기 증상은 호흡 곤란과 침 흘림, 근육 경직으로 나타났다.
안동병원 의료진은 이들의 위 세척액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요청했다. 그 결과 살충제 성분인 유기인제가 검출됐다. 유기인제는 음식에 미량으로 섞인 수준으로는 검출될 수 없는 성분이다. 해독제가 없어 몸에서 자연 분해되길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 피해자 중 먼저 쓰러진 3명은 의식이 없는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식중독 증세를 의심했던 경찰은 누군가 고의로 음식에 살충제를 넣었을 것으로 보고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용의자를 특정하고자 경로당 회원 등 주변을 탐문하고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