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증인으로 이원석 검찰총장,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추가 채택했다. 여당은 “법사위에 탄핵안 심사 권한이 없다”며 반발하다 퇴장한 가운데 야당이 증인 채택 등 안건 의결을 강행했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구체적으로 이 총장, 정 비서실장과 함께 홍철호 정무수석, 이동혁 대통령기록관장, 송창진 공수처 차장 직무대행, 강의구 대통령비서실 부속실장 6명이 추가로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랐다.
법사위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다룰 26일 2차 청문회에 이 총장을 불러 명품가방 수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한단 방침이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회의에서 “이 총장은 김 여사와 관련해 소환을 하겠단 검토만 지금 몇 년째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 총장의 증인 채택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19일 1차 청문회에선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대통령실 외압 의혹을 다룰 예정이다.
여당 법사위원들은 ‘국민동의 청원’으로 접수된 해당 청원은 국회의 심사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야당이 수적 우위를 앞세워 불법 청문회를 강행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도 “위헌적, 불법적 청문회에는 응할 수 없다”며 “여당에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와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상황들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날 퇴근길에 만난 취재진에게 “대통령 탄핵 청문이라고 하는 유례없는 정치적 사안에 사법을 담당하는 검찰총장을 끌어들이는 것은 정치가 사법을 정쟁으로 몰아넣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출석 여부에 대해서는 “어떤 것이 옳고 또 정의에 부합하는지 차차 생각해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야당의 청문회 증인·참고인 단독 의결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벌어졌다. 민주당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코미디언 노정렬·강성범·김제동, 배우 문소리·정우성, 영화감독 박찬욱·봉준호·류승완, 가수 설운도·안치환 등을 출석 요구했다. 이 후보자의 문화예술인 편 가르기 의혹을 묻겠다는 이유에서다.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야당이 미운 사람을 깡그리 모아서 증인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며 자당 의원들과 함께 퇴장했다. 이 후보자 청문회는 24∼25일 이틀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