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경주마들을 교복 입은 여성 미성년자 등으로 의인화해 물의를 일으켰던 게임 콘텐츠를 모방해 자체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논란이 되자 현재 영상은 삭제됐지만 여성임원 ‘0명’인 마사회의 조직문화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더불어민주당 이병진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마사회의 공식 경마방송 유튜브 채널 ‘KRBC’엔 2023년 카카오 게임 콘텐츠 ‘우마무스메(말의 딸)’를 따라한 영상 콘텐츠가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우마무스메는 경주마를 의인화한 우마무스메를 육성해 경마 경주에 출전시키고, 인공지능(AI)이나 다른 이용자와 경쟁에서 승리하는 방식의 게임이다. 해당 콘텐츠는 암컷, 수컷 말들을 여성으로 의인화하고 자극적이고 성적인 이미지로 묘사해 출시 이후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교복을 입은 캐릭터도 있어 미성년자 성 상품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이 의원은 이날 ‘마사회, 관리직 성비 불균형 속 한국 경주마의 일본식 ‘미소녀화’까지?’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게재했다. 그는 이 글에서 “해당 게임은 말을 여성으로 의인화해 육성하는 게임인데, 수컷 경주마들을 우마무스메 풍으로 여성 캐릭터화했다”며 “심지어 교복을 입은 소녀 캐릭터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마사회가 제작한 콘텐츠는 마사회 아나운서가 한국 경주마의 특징을 AI 프로그램에 입력하며 ‘우마무스메’ 풍 캐릭터를 생성해 여성 아나운서들이 경악하는 제스처를 담은 내용을 담고 있다”며 “해당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왜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건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마사회는 저작권 문제를 이유로 콘텐츠를 내렸다고 설명을 했지만, 마사회의 성 상품화와 성인지 의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여성임원 0명인 마사회 조직 문화의 결과”라고 짚었다.
실제로 이 의원실이 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7명의 상임 임원 중 여성 임원은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7월 기준으로 마사회 상임위원·일반직 1급·일반직 2급 총 107명 가운데 여성은 1명뿐이다.
이 의원은 “경주마를 교복 입은 소녀로 의인화해 배포하기까지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한 임직원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여성 임원들이 있어서 눈치 볼 사람이 있었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마사회는 이외에도 2018, 2022년에 성 비위 문제를 일으켜 국회에서 지적받은 바 있다. 2018년에는 성 비위 사건으로 간부급 임직원 4명이 징계처분을 받았으며, 2022년에는 사내 성추행 사건 처리 과정에서 2차 가해가 발생해 관리 부실 문제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