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말 수원역 환승센터에서 페달을 착각해 시민들에게 돌진하면서 1명을 숨지게 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50대 여성 버스 기사에게 재판부가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단독(부장판사 김수정)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56)에게 금고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24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22일 오후 1시26분쯤 경기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수원역 2층 버스 환승센터에서 전기 차량인 시내버스 30-1번을 몰다가 시민들을 들이받아 18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다.
해당 사고로 횡단보도 근처에 있던 1명의 70대 여성이 버스에 깔려 숨졌으며 2명은 전치 16주 등의 중상을, 15명은 경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다.
A씨는 환승센터 12번 승강장에 잠시 정차한 후 승객들의 승·하차를 돕고 다시 출발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그는 버스가 주차된 상태인 것으로 착각하고 요금통을 확인하기 위해 운전석에서 일어났다가 버스가 움직이자, 실수로 브레이크 페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검찰은 금고 1년6개월을 구형한 바 있다.
A씨는 지난달 24일 열린 공판에서 “오랜 시간 버스운전을 했는데 이런 사고를 낼 줄을 꿈에도 몰랐다”며 “돌아가신 분들과 유가족, 다치신 분들에게 죄송하고 큰 죄를 지은 것 같다”며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시내버스 기사로 시민 안전을 위해 고도의 주의 의무가 요구되는데도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들에게 많은 상처를 입혀 과실이 중하다”며 “특히 사망한 피해자의 신체적 고통이 어땠을지 기록을 보기도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찰나의 실수였다고 주장하지만, 인명피해가 심각한 것을 고려하면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자기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은 점, 이 사건으로 생업인 버스 기사를 사직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