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66년 제조 노하우 담은 스마트팩토리 兆단위로 육성”

LG디지털파크서 사업 브리핑

공정 지연·오차 줄여 비용 절감
전세계 스마트팩토리 경쟁 돌입
시장규모 2030년 370조로 성장

팔 달린 자율주행 로봇 개발에
국내 최초 저상용 AMR도 운용
디지털 트윈 기술로 현장 확인
AI로 물류 시스템 혼잡 분석도

“LG전자의 등대공장이 고객님들의 등대공장을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송시용 LG전자 상무는 18일 경기 평택 LG디지털파크에서 열린 사업 브리핑에서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사업 본격화를 알리며 이같이 말했다.

 

LG전자 생산기술원장 정대화 사장(왼쪽)과 스마트팩토리사업담당 송시용 상무가 18일 경기 평택 LG디지털파크에서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등대공장은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선정하는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공장이다. LG전자 경남 창원, 미국 테네시 공장이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바 있다.



또한 지난 몇 년간 제조업계에서 스마트팩토리는 대세로 떠올랐다. 생산·제조 효율성이 곧 사업 수익성으로 직결되는 만큼, 공정 사이 짧은 순간의 지연이나 미세한 오차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시도가 한창인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는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시장 규모가 올해 1556억달러(약 214조원)에서 2030년 2685억달러(약 37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조(兆) 단위 이상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LG그룹 계열사를 제외한 순수 외판(外販) 대상 목표다.

 

이날 찾은 LG디지털파크는 LG전자 스마트팩토리 사업 전진기지 격이다. 이곳에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담당하는 LG전자 생산기술원의 스마트팩토리확산센터(SFAC)가 있다. SFAC에선 공장 기획부터 설계, 구축, 운영에 이르기까지 제조 생애주기 전체를 아우르는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한눈에 보고 체험할 수 있었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이 개발한 자율주행 이동로봇(AMR)이 18일 경기 평택 LG디지털파크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전시장에서 부품·자재 공급용 카트를 운반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 생산기술원이 개발한 자율주행 이동로봇(AMR)이 18일 경기 평택 LG디지털파크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전시장에서 빛 반사가 있는 좁은 통로에서 주행 테스트를 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가장 눈길을 끄는 솔루션은 산업용 자율주행 이동로봇(AMR)이 산업 현장에 적용된 모습이었다. AMR은 미리 정해진 동선을 따라 이동하는 무인운반차(AGV)에서 한 발 더 진화해 스스로 경로를 찾아 이동하는 차세대 물류 로봇이다. 로봇팔이 결합된 AMR은 작업자 대신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물건을 집어 정확한 위치에 배치할 수 있었다.

최근 국내 최초로 글로벌 인증업체 DNV로부터 안전 관련 인증인 ‘ISO 3691-4’를 획득한 LG전자의 저상용 산업용 AMR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상용 AMR은 전시장을 자율주행해 대차(臺車) 아래로 쏙 들어갔고, 대차 전체를 들어 올린 채 정해진 장소로 부드럽게 이동했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이 적용된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 냉장고 생산라인 모습.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실제 공장을 가상으로 옮겨놓는 디지털 트윈 기술이 적용된 솔루션도 소개했다. 전시장에선 LG전자의 가전을 생산하는 창원 공장의 디지털 트윈을 모니터링할 수 있었다. 모니터에 구현된 컨베이어 벨트 위를 지나는 냉장고 부품을 마우스로 클릭하면 해당 부품의 세부 생산 이력이 떴고, 인공지능(AI)으로 물류 시스템의 혼잡도를 분석해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필요한 인원수를 산출해 보여줬다. 안전모와 안전 조끼를 입지 않은 작업자를 인식해 경고 알림을 띄우기도 했다.

스마트팩토리 사업이 LG전자가 ‘무형자산의 사업화’를 이뤄낸 사례라는 점도 재계의 이목을 끈다. 1958년 금성사(LG전자 전신) 설립 이후 가전사업을 필두로 66년간 축적한 제조·생산 노하우를 사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 분야에서 LG전자가 최근 10년 사이 제조·생산한 데이터만 770테라바이트(TB)에 달하고 생산기술원의 관련 특허는 1000건 이상이다. 가전 등 하드웨어(HW) 중심이었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소프트웨어 등 논 하드웨어(Non HW) 영역으로 넓혔다는 의미도 있다고 LG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