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중부권에 이틀째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일부 학교가 문을 닫고 하천 범람 등으로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호우 관련 피해가 잇따랐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간당 30∼70㎜ 규모의 폭우가 내렸다. 판문점과 파주 등 경기 북부 일부 지역은 이 기간 누적 강수량이 600㎜가 넘었다.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비가 집중된 파주시엔 이날 오전 2시쯤부터 1시간 동안 75.1㎜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날 호우로 중부 지역에서는 하천 범람 등 우려에 주민 대피가 이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에 따르면 오전 11시 기준 전국 대피 인원은 8개 시·도 36개 시·군·구 628세대 901명이다. 침수와 산사태 우려 등이 커지면서 전남(286명)과 경기(250명), 경남(186명) 등 지역에서 주민들이 급히 몸을 피했다.
특히 새벽 폭우가 집중돼 고립된 시민들이 대거 대피했다. 이날 오전 2시52분쯤 경기 김포시 월곶면 주민 26명은 저수지 범람과 저지대 사고 우려로 긴급 대피했다. 경기 동두천시 하봉암동에서는 야산에서 내려온 흙탕물이 동네에 쏟아지며 빌라나 저지대에 사는 주민 11가구 23명이 마을 회관으로 몸을 피했다. 경기 오산시는 이날 오전 9시20분을 기해 오산천 인근 궐동과 오색시장 일대 주민에게 대피 안내문자를 보냈다. 충남 당진시도 이날 오전 당진천과 곡교천 범람 및 범람 위험으로 주민 대피 안내문자를 보냈다.
등굣길이 막히면서 일부 학교는 문을 닫거나 단축수업에 돌입했다. 의정부의 경의초등학교와 경의유치원 등 2곳이 이날 임시 재량 휴업을 결정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집중호우로 경기·인천에서 32개교가 휴업이나 단축수업을 하는 등 학사일정을 조정했다. 전국에서 누수, 파손 등 시설 피해가 발생한 학교는 30곳으로 확인됐다.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농지 피해도 확산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오후 6시 기준으로 농작물 침수 면적이 303㏊(헥타르·1㏊는 1만㎡)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축구장(0.714㏊) 424개 넓이와 맞먹는 수준이다. 전남이 282㏊, 경기가 21㏊ 규모의 피해를 각각 봤다. 지역별로는 전남 진도와 완도가 각각 150㏊, 100㏊의 농지가 침수돼 가장 피해가 컸다.
집중호우로 항공기, 여객선 운행은 일부 차질을 빚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국제선 항공기 25편이 결항됐고 여객기 4편이 회항했다. 묵호∼울릉 등 2개 항로 여객선 6척은 운항이 통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