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까지 ‘사퇴론’ 가세… 바이든, 조만간 후보 사퇴 결단하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쏟아지는 민주당 안팎의 후보 사퇴 요구가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그가 최종 결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할 일이 아직 남아서 물러나기 꺼려진다”며 대선레이스 완주 의사를 강조했지만,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같이 바이든 대통령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이들까지 우려를 제기하자 기류가 변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과 가까운 몇몇 사람들이 그가 대선에서 질 수도 있다는 점과 당 내에서 분출하는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후보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당 안팎에서 사퇴 요구가 끊이지 않는 데다 등을 돌리는 지지자도 점점 많아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언제 결심할지만 남았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민주당 한 측근은 바이든 대통령이 아직 사퇴 결심을 한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지만, 또 다른 측근은 현실이 자명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자신의 승계자로 추인하는 성명을 곧 발표해도 놀랍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대선 후보 승계 시 승리 가능성을 물어보는 등 변화가 보인다는 전언도 보도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날부터 유세를 중단하고 델라웨어 사저에서 격리에 들어갔다. 최근까지만 해도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를 자신해온 백악관 및 캠프 핵심 측근들 역시 후보 사퇴 외에는 길이 없는 것 아니냐는 기류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민주당 핵심 지도부는 당 지도부의 가중되는 사퇴 압박과 친구들의 설득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말 후보 사퇴를 결심할 수 있다고 전한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기류 변화는 민주당 최고지도부를 포함해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지원군’마저 결단을 요구하면서 나타났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바이든 대통령에게 ‘후보 자리에서 내려와야 대통령으로서 그가 남긴 유산을 지킬 수 있다’는 우려를 직접적으로 전달했고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비슷한 의견을 냈다고 알려졌다.

 

무엇보다 펠로시 전 하원의장과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대선 패배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경합주에서 모조리 지지율이 빠지는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대선 후보 출마를 강행할 경우 민주당 하원 선거까지 망칠 수 있다며 선거자금 기부도 끊길 수 있다는 경고를 함께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이날 오바마 전 대통령도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 길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대선 후보직 유지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