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결국 문화체육관광부가 ‘칼’을 빼들었다.
문체부는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파문과 관련해 대한축구협회에 대해 감사를 하기로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전날 장미란 제2차관이 기자들을 만나 감사 실시를 언급한 시점부터 감사가 확정됐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장 차관은 전날 국회를 방문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과 관련한 대화를 나눈 뒤 취재진을 만나 "많은 분이 축구협회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해한다. 감사를 통해 국민들의 의문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일단 서면으로 축구협회 감사에 착수했으며 직접 축구협회를 방문해 감사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문체부는 앞서 15일 축구협회의 운영, 대표팀 선임 과정에 부적절한 부분이 있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축구협회에 대한 기초조사를 진행하던 문체부는 사흘 만에 감독 선임 과정 등에 문제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는 판단을 내리고 감사를 결정했다.
축구협회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10억원 이상의 재정 지원을 받는 공직유관기관단체에 해당해 문체부 감사 대상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대표팀 감독을 감사하겠다는 게 아니라 홍 감독 선임 절차도 축구협회 운영에 포함되는 만큼, 그 과정이나 절차가 축구협회 내부 규정을 준수했는지 보겠다는 것"이라며 “축구협회 예산이 투명하고 정당하게 집행됐는지도 보겠다"고 밝혔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조사 요청이 오면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뒤 5개월 넘게 새 사령탑을 물색하던 축구협회는 지난 7일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대표팀을 지휘했던 홍명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 외국인 감독을 알아보다가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국내 감독을 선임한 점, 홍 감독이 대표팀에 생각이 없는 듯한 태도를 취하다가 갑자기 자세를 바꾼점 등을 들어 팬들은 협회의 결정을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특히 감독 선임 작업을 한 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국가대표 출신 박주호 해설위원이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감독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파문이 더 확산됐다. 또 박지성 전북 현대 디렉터, 이영표 해설위원 등 은퇴 선수들뿐 아니라 아직 현역인 구자철(제주)까지 언론 인터뷰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축구협회를 비판하고 나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