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축구협회의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이 정당했는지를 살펴보는 감사에 나서 많은 축구팬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문체부는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이사가 새 감독을 임명할 권한이 있었는지, 또 축구협회가 홍 감독 선임을 위해 채용과정을 제대로 밟았는지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축구협회는 법무팀 확인을 거쳤다는 입장이지만 문체부는 감사로 이를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홍 감독 임명을 위한 절차도 생략됐다. 이 이사가 지난 5일 유럽파 감독 면접을 마치고 귀국해 오후 11시 홍 감독의 자택을 찾아 홍 감독에게 사령탑 자리를 부탁했다. 면접을 홍 감독이 아닌 이 이사가 치렀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예산도 감사 대상이다. 울산 HD 감독을 빼 오는 과정에서 위약금 문제 해결 과정과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위약금 등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 관계자는 “예산 부분은 감사 중인 내용이기 때문에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축구협회가 우려했던 정부의 무리한 개입으로 인한 국제축구연맹(FIFA) 제재 가능성에 대해 문체부는 “극단적인 사례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정부가 특정 인물에 대한 FIFA 활동을 금지하거나, 반대로 특정 인사 선임에 개입하는 등 문제가 될 만한 사례였을 때 가능한 일”이라며 “투명성이나 공정성 등 절차적 정당성을 따져보는 감사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처분은 공공기관 감사에 대한 법률에 따라 이뤄진다. 문체부가 내릴 수 있는 징계는 문책이나 시정, 주의, 개선, 권고 등이며 심할 경우 고발로 이어진다. 앞서 한 시민단체는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경찰청에 제출한 바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조치를 언급하긴 이르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극단적인 상황까지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두 명의 해외 코치 선임을 위해 유럽에 머무르고 있는 홍 감독은 손흥민과 김민재 등 유럽파를 만나 면담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