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산업계가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해 재집권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통상 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중국산에 60~100% 관세를 부과하고, 평균 3%대인 관세율을 10%까지 끌어올리는 ‘보편적 기본관세’를 언급했다.
미국 무역적자의 원인이 저율의 관세가 적용되는 값싼 수입품 탓이라는 것으로, 한국의 대미 흑자가 확대되는 상황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전년 동기 대비 55.1% 증가한 287억달러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대미 무역수지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의 444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강조하는 자국 내 공급망 구축을 위한 ‘온쇼어링’ 정책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도 개편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 자체가 리스크가 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초래할 물가 상승 즉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도 향후 변수로 꼽힌다. 감세정책으로 미 재정 적자가 확대하고, 고율 관세에 따른 수입물가 인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스케줄도 정치적 변수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트럼플레이션이 현실화한다면 추가적인 금리 인하 스텝에는 조정이 불가피해진다.
국내 금융업계도 이를 경계 중이다. 올해 금융시장의 가장 큰 모멘텀은 미국 연준이 하반기에 기준금리 인하를 몇 차례 단행할지인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대선 전 인하에 제동을 걸고 나선 바 있다. 당장 투자자들 사이에는 장기물보다 단기물 투자가 낫다는 시각이 확산하면서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간 금리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이 최근 뛰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