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대 낮은 투표율 해석 분분…결선투표 가능성 주목

투표율 40.47%… 2023년보다 낮아
나경원 “韓 보수우파 눈물 외면” 공세
한동훈 “ 혁신여당…변화 선택을” 강조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원 투표율이 예년보다 저조하게 나타나면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치러지는 결선투표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나경원∙원희룡 당대표 후보는 21일 1차 투표 막판까지 한동훈 후보를 겨냥해 화력을 쏟아부으며 대세론 꺾기에 주력했고, 한 후보는 투표 독려에 힘을 쏟았다.

 

지난 19일 서울 양천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나선 나경원(왼쪽부터), 한동훈, 윤상현, 원희룡 후보가 기념 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나∙원 후보, 한동훈 집중 공세

 

지난 19∼20일 진행된 국민의힘 당원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율이 지난해 3·8 전당대회(47.51%)보다 낮은 40.47%로 집계되면서 한 후보의 ‘1차 투표 과반 득표’ 여부를 놓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21일까지 모바일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모든 득표를 최종 합산한 결과를 23일 전당대회에서 발표한다.

 

국민의힘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오른쪽)가 21일 강원도 춘천시 명동 거리에서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함께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나∙원 후보는 한 후보가 공개한 나 후보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부탁’ 이슈가 판세를 흔들고 있다고 보고 집중 공세에 나섰다.

 

패스트트랙 사건은 2019년 4월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더불어민주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법 개정안 강행 처리에 맞서며 물리적으로 충돌한 사건으로, 현재까지 일부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한 후보는 (법무부) 장관 당시 인혁당 사건 피해자 과다 배상금 반납 지연이자 면제, 제주 4·3사건 직권재심 청구 확대 같은 일은 주도적으로 챙겨서 했다”며 “그런 의지와 추진력으로 왜 우리 보수우파의 눈물은 닦아주지 않고, 왜 우리 당은 외면했던 것인가”라고 밝혔다.

 

이어 “2019년 나의 패스트트랙 투쟁은 ‘해야 할 일’을 했던 것으로, 온몸을 내던져서 싸웠다”며 “해야 할 일을 해서 지금까지 고초를 겪고 있지만 후회하지 않는 나 나경원,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투쟁한 동지를 범법자·불공정으로 만드는 한 후보. 누가 지금 위기의 보수, 혼란의 국민의힘을 이끌어 갈 적임자인가”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원희룡 당대표 후보(왼쪽)가 21일 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당원협의회에서 당원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뉴스1

원 후보는 이날 울산 울주군에서 열린 당원협의회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탄핵 이후 어려운 시절에 정말 힘들게 투쟁했던 기억을 아직도 생생히 갖고 있는 당원들은 (한 후보의 폭로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노한다”며 “한동훈으로는 안 된다라는 의견이 아주 빠른 속도로 이미 다 퍼져나갔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21일 경남 양산시갑 당원협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스1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 놓고 전망 ‘분분’

 

한 후보는 이날 “소중한 한 표를 꼭 행사해달라”며 투표 독려에 힘을 실었다. 한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아직 참여하지 못한 당원동지들께서는 앞으로 이틀 동안 진행될 ARS 투표에 꼭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오늘부터 이틀 동안 진행될 국민의힘 전당대회 여론조사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며 “민심을 전하는 소중한 한 표를 꼭 행사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변화하겠다. 혁신하는 여당, 실력 있는 여당으로 반드시 거듭나겠다. 변화할 것인가, 지금 이대로 갈 것인가를 선택해달라”고 했다.

 

투표율은 전당대회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친윤(친윤석열)계의 입김과 ‘조직표’ 희석 효과가 커 한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봤지만, 이틀간 진행된 당원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율이 지난해에 비해 낮게 나오면서 분분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후보 측은 조직 영향력이 줄어들어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지만 그만큼 결과가 민심에 가까울 것으로 내다봤고, 반한(반한동훈) 주자 측에선 ‘한동훈 대세론’이 꺾인 결과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당대표 후보가 지난 20일 서울 은평을 지역 당원들과 만나 이야기 나누고 있다. 윤상현 후보 페이스북 캡처

23일 발표되는 1차 결과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 2 후보 간 결선투표가 치러진다. 이 경우 한 후보에게 협공을 가했던 나 후보와 원 후보의 연대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