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교생 2만5000명 학교 그만둬…5년 새 최고치

자사고·외고·국제고 학생들, 중도 이탈자 증가 추세↑
서울 25개구 가운데 강남 3구 최고
"학업중단 후 검정고시, 수능 정시로 대입 전략을 바꾼 학생들 상당수일 것"
2024년도 제2회 초졸·중졸·고졸 검정고시 원서 접수가 시작된 지난달 17일 오전 인천 남동구 인천교육청에서 응시생들이 응시원서를 작성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고등학교를 자퇴한 학생이 2만5000여명으로 최근 5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내신이 불리한 학생이 검정고시를 본 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미리 준비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본다.

 

22일 종로학원이 지난 5월 교육부 초·중등 교육정보 공시서비스 '학교알리미'에 전국 고교 2379개의 학업 중단 학생 수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학교를 떠난 학생은 2만5792명으로 전체 학생의 2.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9년부터 1.7%→1.1%→1.5%→1.9%→2.0% 순으로 5년 새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 것이다.

 

학업 중단자는 질병, 가사, 부적응, 해외출국 및 기타 여러 이유에 의해 자퇴하거나 제적, 학교폭력 등으로 퇴학 등 학업을 중단한 모든 학생 수를 합한 것이다.

 

우수 학생이 집중돼 수시에 쓰이는 내신 등급 획득이 타 학교보다 불리한 자사고, 외고 및 국제고 학생들의 중도 이탈자 증가 추세도 일반고 등에 비해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고는 2022년 1만5520명에서 지난해 1만7240명으로 1720명(11.1%) 증가했다. 반면 외고 및 국제고는 같은 기간 317명에서 366명으로 전년 대비 15.5%, 자사고는 338명에서 378명으로 11.8% 각각 늘어났다.

 

지난해 고교 중도이탈율은 서울 자치구 중에서는 강남(2.68%), 서초(2.68%), 송파(2.17%) 등 사교육 특구로 꼽히는 강남3구가 전체 25개 자치구 중 최고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입시 측면에서는 학교 내신이 불리한 학생이 수능을 활용하려고 대입 전략을 바꾸려 자퇴 등을 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내신 등급이 나오는 과목 수는 1학년 때 46%, 2학년이 40% 등으로 고1 때 점수가 결정되는 구조"라며 "학업중단 후 검정고시, 수능 정시로 대입 전략을 바꾼 학생들이 상당수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 주요대의 정시 모집 비중을 4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한 정책 역시 자퇴를 부추긴 요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고교 입학 후 내신이 좋지 않을 경우 고1 2학기 때 자퇴해 이듬해 4월에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그해 수능부터 도전하려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교육 현장에서는 고교 자퇴생 증가 흐름이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한다"며 "이에 대한 교육 당국의 제도적 보완과 공교육의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