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광지 순환 버스 축소… 크루즈 전용 전환

8월1일부터 72개 노선 64대 감차, 버스 노선 개편… 서귀포시 도심급행버스 도입

제주 관광지 순환버스 운행을 대폭 줄이고, 일부 크루즈 관광객 전용 버스로 전환한다.

 

제주도는 버스 운영 효율화와 재정 절감을 위해 8월 1일부터 버스 노선 개편을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개편은 버스 준공영제 도입 이후 지속해서 증가해온 재정지원액에 대응하고 대중교통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노선 개편의 핵심은 수요에 맞춘 효율적인 버스 운영이다.

 

관광지 순환버스는 적자 누적 등으로 지난 5월 10일부터 재정 지원을 중단했다.

 

이 버스를 운행하는 민간업체는 2017년부터 총 18대(예비 버스 포함)의 관광지 순환버스를 운행해 오다가 올해 5월부터 운행 대수를 7대로 줄였다.

 

제주 관광지 순환버스는 2017년부터 현재까지 37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관광지 순환버스는 2017년 대중교통체계 전면 개편에 따라 산간 주요 관광지와 인근 마을을 경유하는 코스를 운행해 왔다.

 

이용요금을 대중교통 요금 수준으로 책정하고 하루 정액권을 구입하면 하루 종일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행 초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제주도 조사에서 관광버스 1회 운행 시 평균 탑승객이 9명 수준에 그치는 등 대부분 텅 빈 채 운행해 왔다.

 

제주도는 기존 관광지 순환버스를 8월 한 달간 크루즈선 항만(강정 민군복합항)에서 도내 주요 관광지를 다니는 크루즈 관광객 전용 버스로 전환해 시범 운행한다.

 

또 통학·통근 시간대를 고려한 맞춤형 버스를 10개 노선에 14대 투입한다. 

 

제주시 도심급행버스처럼 서귀포시에도 동·서지역을 신속하게 연결하는 급행버스가 새롭게 도입된다.

 

특히 서귀포시 도심급행버스(500번)는 대정∼남원 구간에서 12개 정류소만 정차해 기존 일반 간선버스보다 15분 이상 빠른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시 도심급행버스는 도입 후 1개월 평균 이용객 수가 4만9213명(68%) 증가했다.

 

장거리 노선 단축도 이뤄진다. 제주버스터미널에서 서귀포버스터미널까지 약 90㎞에 달하는 장거리 노선을 효율적으로 조정해 운행시간을 단축하고 연료 소비를 줄일 계획이다.

 

중복 노선과 비효율 노선도 개선한다. 노선 간 중복 구간이나 이용 수요가 적은 비효율 노선을 통폐합 또는 폐지해 준공영버스의 운영 효율화를 꾀한다.

 

제주시와 서귀포시 동지역 혼잡구간에서는 일반간선버스(200번대)의 정차 정류소를 축소 지정하고, 출발지와 도착지가 같은 중복 노선의 경우 출발 시간 배차간격을 조정해 더욱 효율적인 운영을 꾀한다.

 

앞서 제주도와 운수업체는 6월 현재 총 72개 노선에서 64대를 감차하기로 합의했다. 

 

58개 노선에서 43대가 감차되고, 재정지원 배제 등으로 14개 노선에서 21대가 감차된다.

 

이로 인한 재정지원금 절감액은 연간 15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10년간 1783억원, 20년간 4299억원의 예산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김태완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이번 노선 개편은 대중교통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동시에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혼잡시간대 운행시간 조정 및 맞춤형 버스 추가 투입 등을 통해 도민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