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 소식이 전해지기 무섭게 공세에 돌입했다. 유력 차기 후보로 거론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미국을 망쳤다고 공격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도 내려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민주당 대선 후보 교체에 따른 빈틈을 파고들며 반사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직후 CBS와 통화에서 해리스를 겨냥해 “나는 그녀가 바이든보다 낫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녀는 (바이든 대통령보다) 훨씬 덜 유능할 수 있는데 믿기 어려울 정도”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이든 해리스든 정책은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해리스는 국경을 담당했고, 역대 최악이었다. 우리는 사상 최악의 국경을 가지고 있었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가 미국에 충격(shock)이라고 말하면서도 “국가에는 좋은 일”이라고도 말했다고 CBS는 전했다. CNN과 통화에서는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하고,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상대하기 쉽다고도 주장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 D 밴스 상원의원도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을 싸잡아 공격했다.
앞서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캠프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나설 경우 부통령 후보가 누가 될 것인지를 포함해 약점을 분석하고, 여론조사 실시 등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슈퍼팩(Super PAC·미국의 정치자금 기부단체) ‘마가 Inc’는 해리스 부통령과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억만장자 기업인 마크 큐번까지 잠재적인 바이든 대통령의 대체 후보들에 대해 조사해왔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당장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애초 9월10일로 예정된 미국 ABC방송 TV토론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했기 때문에 “급진 좌파 민주당원이 누구를 선택하든, 토론은 매우 편향된 ABC가 아닌 폭스뉴스에서 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슨 하원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이 대통령에 출마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면, 그는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면서 “그는 즉시 대통령직을 사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존슨 의장은 이어 “조 바이든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택한 1400만명 이상의 미국인의 투표를 무효로 한 자칭 ‘민주주의의 정당’은 민주주의와 정반대임을 증명했다”고도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계 입문 전 해리스 부통령을 위해 선거자금을 내놓았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이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으로 재직한 시절인 2011년과 2013년 그의 선거 운동을 위해 총 6000달러(약 833만원)를 기부했다고 전했다. 2009년에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에게도 2500달러(347만원)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