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에' 폭행, 고의 교통사고… 연이은 황당 사건들

투약 도중 다투다 경찰에 신고, 마약 자금 마련 위해 보험사기도

국내에서 마약을 손쉽게 유통할 수 있게 되자 마약을 둘러싼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 마약 구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험사기를 벌인 일당이 7개월 만에 검거되고, 마약 구매대금을 두고 다투다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23일 제주경찰청은 마약을 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20대 여성 A씨와 B씨 2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올해 초 부산 지역 한 호텔에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제주시 연동 한 오피스텔에서 “폭행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와 B씨는 서로 다투다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관은 다툰 이유를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B씨가 “마약 구매 대금의 반을 주지 않아서 때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두 사람이 투약한 마약 종류와 구매 경로 등을 수사하고 있다.

 

마약 구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는 수법으로 수천만원의 보험금을 챙긴 일당이 적발되기도 했다. 경기북부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C(52)씨 등 12명을 검거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이들은 2022년 6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경기 광명·포천 등 오피스텔 밀집 지역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을 상대로 사고를 내는 수법 등으로 6차례에 걸쳐 보험금 7000만원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C씨 등은 운전자들이 무심코 중앙선을 가로질러 오피스텔 주차장 입구로 들어가는 순간 등을 주로 노렸다. 또한 자신들끼리 가해자와 피해자로 역할을 정해 고의로 추돌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받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인적 사항을 도용해 보험사의 의심을 피하고 보험접수를 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경찰은 비슷한 사고 접수가 반복되는 장소들의 특성을 분석해 약 7개월에 걸쳐 일당의 보험사기 행위를 적발했다. 경찰은 이들이 수령한 보험금을 나눠 가진 후 필로폰 구입비 등으로 사용했다는 자백을 확보했다. 주범 C씨 등 4명은 다른 마약 투약 사건으로 잡혀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한편 최근 관세청 조사에 따르면 소량 마약 밀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관세청은 10g 이하 소량의 마약 밀수가 늘어난 반면, ㎏단위의 대형 밀수는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상반기 국경단계에서 적발된 마약 밀수 건수가 지난해보다 11%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에 적발된 마약 밀수는 362건이었다. 하루 평균 2건에 가까운 수치로 지난해 상반기(325건)보다 11.4% 증가했다.

 

관세청은 해외 관세 당국과 마약밀수 신속 대응체계(QRS)를 가동해 출발국에서부터 마약 반입을 차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