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최종 승인했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 중 첫 사례로, 또다른 가상자산 현물 ETF 출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EC는 이날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들이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현물 ETF 상장 심사요청서(19B-4) 승인에 이어 최종 거래까지 빗장을 풀어준 셈이다.
SEC는 이더리움 현물 ETF를 신청한 8개 자산운용사 중 최소 2곳의 상품 출시가 이날부터 이뤄질 것으로 봤다.
이더리움의 현물 ETF 출시는 그동안 SEC가 ‘증권’이라고 주장하며 규제한 알트코인의 ‘정의’를 넘어선 결정인 만큼 남다른 의의를 갖는다. 솔라나, 리플 등 다른 가상자산의 ETF 출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런 기대감이 반영돼 솔라나와 리플 가격은 지난 한 주간 각각 12%, 10% 상승했다. 반면 이더리움 가격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3448달러 수준으로 전날 대비 1.27% 하락했다. 비트코인도 현물 ETF 출시 직후 기대감 소멸로 가격이 떨어진 바 있다.
이처럼 미국을 중심으로 가상자산을 금융 제도권으로 수용하는 게 추세이지만 국내 상황은 다르다. 여전히 자본시장법상 가상자산을 금융투자상품 등 기초자산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가상자산 현물 ETF 거래 역시 불가능하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가상자산) 현물 ETF 문제는 의견이 분분하다”며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 등을 국회와 논의하겠다”며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