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외 180만원대 화장품·양주도 받아

김여사 “술은 폐기” 주장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검찰 대면조사에서 최재영 목사로부터 받은 명품 화장품이 미국 할인매장 등에서 사 온 것으로 인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가조작, 고가 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창성동의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김 여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진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2022년 6월 최 목사로부터 180만 원 상당의 화장품을 받은 것과 관련해 “최 목사가 금전적으로 넉넉하지 않다고 알고 있었고, ‘아내의 조언대로 화장품을 준비했다’고 말해 아내와 함께 미국의 할인매장 등에서 구입한 것으로 인식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또 최 목사가 2022년 1월 “고향이 경기도 양평이다”라고 동향 출신임을 강조하면서 아버지와 관련된 추억을 이야기하며 접근해 친밀감이 생겼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유복하고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란 사실을 알고 있어 ‘쥴리 의혹’에 대한 억울함을 이해해줄 것으로 생각했다”고도 진술했다.

 

김 여사 측은 또 2022년 7월 최 목사가 전달한 양주는 “‘위해 우려가 있는 물품은 폐기해야 한다’는 경호 지침에 따라 폐기한 것으로 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고가 가방은 단순 선물로 직무 관련성이 없고, 직원에게 반환 지시를 했으나 직원이 실수로 돌려주지 못해 포장째 보관해왔다는 입장도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김 여사의 진술을 토대로 최 목사가 건넨 선물에 직무 관련성이 있는지, 김 여사가 이를 받을 때 어떻게 인식했는지 등을 검토해 사건 처리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주 명품 가방의 임의제출을 요청하는 공문을 대통령실에 보냈으며, 김 여사 측은 조만간 가방을 제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 조사가 검찰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로 이뤄진 데 대한 논란에 관해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언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에 관해 13시간여 동안 검찰 대면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한 출석을 요구했고, 협의 결과 경호와 안전상의 이유로 관할 내 정부 보안청사로 소환해 대면조사를 실시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수사와 관련해) 추가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전날에도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기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대통령실은 또 이원석 검찰총장의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발언에 대해 ”검찰 내부의 문제인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