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로비’ 광주중앙공원 전 시행사 대표, 항소심도 실형

광주 일선 지자체 고위 공무원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지역주택조합 관계자들에게 수억원을 건네 받은 특수목적법인(SPC) 대표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김영아)는 24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은 광주 중앙공원1지구 민간공원특례사업의 특수목적법인(SPC) 전 대표이사 A 씨(57)와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만 1심이 추징명령한 범죄수익금 7억7000만 원은 일부 과도한 것으로 보고 파기, 4억 4600여만 원을 추징하도록 했다.

 

A 씨는 2015년부터 광주 남구 주월동 지역주택조합 업무대행사, 북구 유동 지역주택조합 업무대행사 임원들에게 지역 공무원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14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지역주택조합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관할 관청 공무원들과의 교제비, 인사비 명목으로 업무대행사 측에게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주월조합과 유동조합의 사업계획 승인 등의 인허가를 구청에서 대신 받아주겠다며 금품을 수수했다.

 

A 씨는 2016년 7월쯤 한 피해자로부터 7000만원을 건네 받은 혐의로도 기소됐다.

광주지방법원. 연합뉴스

A 씨는 재판과정에서 “7000만원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주월동 사업 부지에 속해 있는 국·공유지 도로의 무상 매입 업무를 원활하기 위해 지인의 형을 승진시키려고 한 것”이라며 편취 고의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 씨가 이 돈을 공무원 승진 청탁이 아닌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과 주변인 등의 대화 내용에 따르면 피고인은 유동조합과의 용역 계약에 따른 대금 일부를 조합 사업 수행에 도움을 준 공무원 등에게 지급한다는 명목으로 수령했다”며 “사기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을 다시 살펴봐도 피고인은 공무원 청탁을 위해 명목상 용역 계약을 체결해 변호사법 위반죄 등이 성립한다”면서 “피고인의 실제 수수금액, 당심까지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 조합 측에도 책임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은 정당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