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할 의사 없어"…'발목 절단' 교통사고 환자, 치료 골든타임 놓쳐 사망

'다리 절단, 다발성 손상' 70대 환자 → 의료진 부재로 1시간 떠돌다 숨져
응급의료센터 앞에 환자를 이송한 119 구급차가 서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연합뉴스

의정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교통사고를 당한 환자가 수술할 의사가 부족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서 결국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5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11시55분께 전북 익산시 여산면에서 차량이 전복되는 교통사고가 발생해 운전자였던 A(70) 씨가 중상을 입었다.

 

당시 A 씨는 이 사고로 인해 한쪽 발목이 절단됐으며 머리 등 다발성 손상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은 A 씨가 위중하다고 판단, 2곳의 대학병원에 수술 가능 여부를 물었다. 하지만 두 대학병원 모두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답을 보내왔다. 수술한 의사가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A 씨는 전주에 있는 한 접합수술 전문 병원으로 40여 분 만에 옮겨졌다. 하지만 해당 병원에서도 종합병원으로 이송을 권했다. 접합수술 외에도 다발성 손상으로 인해 해당 병원에서 수술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A 씨는 전주의 한 대형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이미 생명이 매우 위독했고 이날 오후 1시 19분께 숨을 거뒀다.

 

사망 판정을 내린 병원 관계자는 “머리 등 상처가 있긴 했지만, 사망의 주원인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교통사고 이후 상태가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사망 사유를 설명했다.

 

즉, 의정 갈등으로 인해 의료진이 부족한 탓에 치료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 화근이 된 셈이다.

 

당시 1차로 연락됐던 원광대학교병원 관계자는 “사고 당시 접합수술이 가능한 의료진이 없었다”며 “소방이 전화로 문의가 와 접합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안내했다”고 했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도 “치료 가능 의료진이 있긴 했으나 이미 응급환자가 들어와 치료가 진행 중이었다. 그 외 치료 의료진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원광대병원과 전북대병원의 경우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 이후 출근하지 않고 있으며, 원내에 남아있는 의료진의 경우 피로도 누적과 당직 형태의 순환근무로 운영되고 있다. 수술실의 경우도 마취과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등 인력 문제로 수술실을 축소 운영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