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법 개정안에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이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한 여러 해석이 나온다. 세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상속세와 함께 가장 큰 쟁점이었던 종부세 개편안이 개정안에 결국 들어가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급변동 중인 집값이 꼽힌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등만으로도 시장 참여자가 급증해 집값을 전고점 수준까지 밀어올린 상황에 ‘부동산 감세’ 시그널까지 더해질 경우 아파트값 상승세를 더욱 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세종시에서 열린 2024년 세법개정안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해 “개편을 하려다 보니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이라든지, 재산세와의 관계라든지 이런 부분들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번 개정안에서는 담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장은 원론적인 최 부총리의 설명보다 그 배경에 있을 서울 아파트값에 주목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서울·수도권 일부 아파트 중심으로 가격 상승폭이 확대되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전세사기 여파로 인한 아파트 쏠림 현상과 금리인하 기대감, 공급 불안심리 등이 복합 작용해 실수요자들이 매수에 적극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종부세 개편이 가시화하면 현재의 똘똘한 한 채, 강남 쏠림 현상에 따라 전고점을 회복 중인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내년에도 서울과 수도권에 신규 입주물량이 부족해 수요 자극 우려 때문에 정부로서는 종부세 개편도 속도 조절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종부세는 고가의 부동산 보유자에 별도의 세금을 부과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지만 집값은 잡지 못하고 국민 세 부담만 늘었단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윤석열정부는 이런 이유로 종부세 폐지를 외치고 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지난 4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세제 개편과 관련해 “우선 종부세를 먼저 손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본보 10일자 1, 5면 참조>
종부세가 지방재정에 기여하는 바가 큰 만큼 폐지 또는 축소 개편 뒤 뒤따를 지방자치단체 반발 등을 고려했다는 분석도 있다. 종부세는 현재 전액을 지방교부세 재원으로 활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