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연(56·사법연수원 26기) 대법관 후보자가 2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20대 자녀를 둘러싼 ‘아빠 찬스’ 논란에 대해 “요즘은 돌이나 백일 때 금반지를 사주지 않고 주식을 사준다”고 말해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 후보자는 이날 열린 인사청문특위에서 ‘10세도 되기 전에 자녀들이 알짜 주식을 받아 배당받고 13배 시세 차익을 누렸다’는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의 추궁에 “이것을 편법증여 등이라고 폄훼한다면 자식에게 주식을 사서 주는 부모의 마음은 비난받아야 하는지 궁금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아이들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은 저희도 마찬가지”라며 “당시엔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모르고 산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가 25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이에 민주당 허영 의원은 “후보자가 여러 재산상 문제에 소명하고 그 잘못을 인정해 기부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이 답변이 맞는다고 생각하느냐”고 질타했다. 같은 당 김기표 의원도 “마치 기업하는 분이 앉아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두 분 자제가 부모 덕분에 주식을 많이 보유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질책이 이어지자 이 후보자는 “평정심을 잃은 것 같다. 잘못된 답변이다”며 사과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딸 조모(26)씨가 2017년 600만원에 매수한 비상장회사 주식 400주를 2023년 5월 아버지에게 3억8549만2000원에 매도해 서울 재개발구역 빌라 구입 과정에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 후보자는 전날 사과하면서 조씨 부녀가 보유한 비상장주식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 때문에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제가 대전에서 근무하느라 집안일을 소홀히 한 때에 배우자가 무리한 거래를 해서 나중에 알고 많이 놀랐고 갈등도 있었다”며 “물어보니 세금은 다 납부했고, 주식 차익의 양도소득이 증여세에 필적할 정도라고 한다”고 해명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사과하고 기부 방침을 밝힌 사실을 강조하며 엄호했다.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은 “법적 문제가 없더라도 국민이 보기에는 특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도 “비판받는 문제에 대해 바로잡으려고 하는 노력은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