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와 중복이 있던 7월 넷째 주에도 많은 사건사고가 일어났다. 세탁기 뚜껑에 성폭행 장면이 비쳐 촬영된 영상을 분석해 범행을 밝혀낸 수사팀이 과학수사 우수사례로 선정됐고, 속초로 여행을 간 모녀는 갑자기 속도를 낸 후진 차량에 치여 변을 당했다. 보복 운전해 사망사고를 유발한 40대의 형량은 징역 5년으로 확정됐다.
◆‘전 남친 성폭행’ 세탁기 뚜껑이 보고 있었다
지난 23일 피해자 진술 외에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성폭행 사건에서 영상을 꼼꼼하게 분석해 범행을 밝혀낸 춘천지검 강릉지청 수사팀이 대검찰청 2분기 과학수사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대검에 따르면 강릉지청 형사부(국진 부장검사)는 지난 3~4월 교제하던 피해자를 6차례 강간한 혐의로 A씨를 구속기소했다. 하지만 구속 상태로 송치된 A씨는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
피해자가 증거로 제출한 약 39분 길이의 영상에서 두 사람이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장면도 2분가량에 불과했다.
수사팀은 이 영상 속 세탁기 플라스틱 뚜껑에 나머지 약 37분간의 범행 장면이 비쳐 촬영됐음을 확인하고 대검 법과학분석과에 영상 확대와 화질개선 등 감정을 요청했다.
노이즈 제거, 선명화, 화면 보정, 필터 분석 등으로 확인한 영상을 통해 수사팀은 기존 송치된 범행일시 외의 시점에 범행이 이뤄진 장면을 확인했다.
증거 앞에서 A씨도 범행을 모두 자백했고 수사팀은 추가 범죄사실까지 밝혀 재판에 넘겼다.
◆속초 여행 온 모녀 갑자기 덮친 후진 차량
지난 24일 속초로 여행을 간 모녀가 갑자기 속도를 내며 후진하는 차량에 치여 변을 당했다.
강원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10분쯤 강원 속초 동명동의 한 도로에서 60대 여성 B씨가 몰던 K8 승용차가 후진하던 중 차량 4대와 보행자 2명을 잇따라 들이받았다.
공개된 당시 현장 영상을 보면 도로변에 비상등을 켠 채 서있던 승용차가 후진을 하는가 싶더니 별안간 빠른 속도로 보행자들을 덮쳤다. 50m가량 넘게 달리던 승용차는 주차된 차량들과 부딪히고 나서야 멈춰 섰다. 뒤에 있던 남성 보행자는 가까스로 차를 피했으나 여성 보행자들은 미처 피하지 못했다.
이 사고로 길을 가던 40대 여성 보행자가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옆에 함께 있던 60대 여성 보행자도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모녀 사이로 속초에 여행을 왔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각 차량 운전자, 탑승자 등 5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B씨는 음주나 약물을 복용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사고를 낸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 따라 입건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고속도로서 ‘17초 정차’…사망사고 낸 40대 징역 5년
23일 고속도로에서 17초 동안 차를 세우는 수법으로 보복 운전을 하다 사망사고를 낸 40대의 형량이 징역 5년으로 확정됐다.
이날 대법원 제3부는 일반교통방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40)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이 선고한 징역 5년을 확정했다. 그는 1, 2심에서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C씨는 지난해 3월24일 오후 5시10분쯤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북천안IC 부근에서 3중 추돌 사고를 유발해 사상 사고를 일으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승용차를 몰고 5차로를 달리던 그는 4차로에서 주행하던 1t 화물차가 끼어들자 화물차를 앞질러 급정차했다. 금요일 오후 통행량이 많은 고속도로에서 A씨는 17초 동안이나 멈춰서 있었다.
이에 뒤따르던 봉고차가 급히 차를 세웠고, 화물차 3대도 잇따라 급정차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정차하지 못한 소형 화물차가 전방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이 소형 화물차 운전자는 현장에서 숨졌다. 다른 화물차 운전자들도 전치 2주 안팎의 상해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