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도주 중 ‘체류 자금 마련’ 위해 200억 마약 밀반입 지시한 30대

클립아트코리아

 

태국에서 시가 200억원이 넘는 마약류를 속옷에 숨겨 국내로 밀반입할 것을 지시한 범죄조직 30대 총책에게 재판부가 중형을 선고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용균)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향정)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친족 관계에 의한 준강간)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0대)에게 징역 19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장애인 관련 복지시설 취업제한, 추징금 6억4000만여원을 함께 명했다.

 

속옷 안에 마약을 은닉한 장면 재현. 부산지검 제공

 

A씨는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태국에서 마약 운반책을 모집해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마약을 밀반입시킨 혐의를 받는다. 검찰의 공소 사실에 따르면 그는 운반책들의 속옷에 마약류를 숨기는 수법으로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 6468g, 엑스터시 239정, 케타민 101g을 밀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밀반입한 마약은 21만7000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범행 3개월 만에 시가 216억원 상당의 마약을 국내로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A씨는 2020년 미성년자인 사촌 여동생 B양에게 여러 차례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을 받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재판 도중인 2021년 12월 태국으로 도주했으며 체류 자금이 필요해지자 마약 밀수에 손을 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운반책 2명이 공항에서 검거되면서 상선에 대한 추적이 시작됐고, 검찰이 인터폴 적색 수배령을 내린 뒤 미국 마약청(DEA) 등과 공조해 수사를 펼쳤다. 그 결과 태국 파타야에서 A씨를 체포할 수 있었다. 그는 벌어들인 범죄 수익금으로 고급빌라에서 유흥을 즐기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마약류 범죄는 사회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 범죄로 엄벌이 필요하며, 특히 마약 수입 범죄는 마약의 확산과 추가 범행 가능성을 높여 더욱 엄중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여러 차례에 걸쳐 자신과 친족 관계에 있던 청소년인 피해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으며, A씨는 성폭력 범죄로 재판을 받던 중 해외로 도주해 마약 범죄를 저지르는 등 정황이 매우 좋지 않아 그 죄책에 상응하는 중형을 선고함이 타당해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