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재판서 눈물보인 강남역 ‘여친 살해’ 의대생…“평소 모범적. 정신감정 요청”

의대생 측 “피해자 살인 인정”…법원에 정신감정 요청하기도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와 다툼을 벌이다 흉기로 수십 회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의대생이 1심 첫 공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26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모(25)씨의 1심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최씨 측은 이날 공판에서 "세부 관계 중 일부 다른 점이 있지만 피해자를 살인한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전부 인정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은 범행을 저지른 건물로 가는 동안 휴대전화로 '사람 죽이는 방법' 등을 검색했고 범행을 실행했다"며 "사귀고 있던 피해자의 말을 왜곡해 이해하고 공격이라고 생각해 잔인하고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또 "피해자에 대한 진지한 반성보다는 범행을 합리화할 뿐만 아니라 사체 손괴 등 2차 범행까지 저질러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씨 측은 재판부에 정신 감정을 신청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살면서 한 번의 전과도 없고 모범적으로 살아왔던 사람인데 갑자기 중대 범죄를 저지른 것에 대해 납득이 어려운 사건"이라며 "피고인의 불안장애, 강박 등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고 복용하던 약물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의 학력 등 상황을 봤을 때 정신 감정은 필요하지 않다는 게 검찰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에게 "정신감정보다 피고인이 복용하는 약물의 부작용 등에 관해 제약사나 전문가에게 의뢰해 사실조회를 해보는 게 어떨가 싶다"고 말했다.

 

공판 말미에 재판부는 피고인의 어머니와 피해자의 부친을 다음 공판 기일의 증인으로 채택했다. 앞서 검찰에서 피해자 아버지, 피고인 측에서 피고인 어머니를 양형증인으로 신청했다.

 

최씨는 지난 5월6일 여자친구 A씨와 결별 등 문제로 갈등을 빚다 인근 건물 옥상으로 데리고 가 목과 얼굴 부분을 수십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그는 중학교 동창인 A씨와 만남을 이어오다 문제 상황이 생기자 살해하기로 계획하고 미리 흉기를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에 관한 심리 분석 등을 실시한 결과 '폭력 범죄 재범 위험성 평가(KORAS-G)'는 높은 수준이었지만, '사이코패스 평정 척도(PCL-R)'는 사이코패스 진단 기준에 못 미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씨에 관한 수사를 이어오던 서울 서초경찰서가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최씨의 다음 공판은 다음달 21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