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폐색’ 추정환자 배 부풀고 코피 흘리는데도 손발을…입원 17일만에 사망

병원 측 “사고 당일 당직의사 호출 대기중, 평소 심폐소생술 등 사고 대응 교육도 진행” 반박

한 유명 정신과 의사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환자가 입원한지 17일 만에 숨졌다.

 

SBS 캡처

 

CCTV에는 배가 아프다고 말하는 환자의 손발을 직원들이 묶어놔, 환자 배가 부풀고 코피를 흘리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 모습이 담겼다.

 

27일 경찰과 SBS에 따르면 지난 5월27일 유명 정신과 의사 A 씨가 운영하는 한 정신병원에서 30대 여성이 숨졌다.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를 위해 입원한 지 17일 만이었다.

 

유가족은 "유명한 정신과 의사고 중독 프로그램에 대해서 얘기했기 때문에 일부러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봐도 그 배가 이상한데, 병원에 데리고 가라고 해야하는데, 죽는 그 시간까지 1인실에서 묶어 놓고 약만 먹였다"고 덧붙였다.

 

사인은 '가성 장 폐색'으로 추정됐다.

 

입원 당시와 비교할 때 환자의 배가 심하게 부풀었지만 유가족들은 병원 소속 내과 의사의 진료도, 다른 병원 치료 권유도 받지 못했다고 말한다.

 

병원 측은 "만성 변비 환자였고 복통 호소도 지속적으로 한 게 아니라 장 폐색을 의심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당시 CCTV에는 병원 측의 응급조치 장면도 그대로 담겼다.

 

여성이 의식을 잃은 걸 확인한 직원들은 맥박을 재고 손발을 주무르다 5분 뒤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계속 환자가 의식을 찾지 못하자 20분쯤 지나서야 제세동기를 썼다.

 

병원 측은 "사고 당일 당직 의사가 호출 대기 중이었고, 평소 심폐소생술 등 사고 대응 교육도 진행해 왔다"며 "당시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유가족으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은 의료법 위반 등으로 병원 대표원장 A 씨와 직원들을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