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를 잡아라!”
불교계가 젊은 세대 포교를 위해 인공지능(AI)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올해 4월 열린 2024 서울국제불교박람회 때 ‘마애부처님AI’라는 이름으로 이용자의 고민을 상담해준 챗봇의 반응이 괜찮아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장소와 상관없이 접속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리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AI에 불교 경전 원문을 학습시키는 등 튜닝 작업이 한창이다. 일반 기업이 직원의 고객 응대 업무 중 일부를 챗봇이 대신하도록 한 것처럼, 스님AI도 승려들의 신도 대면 활동 일부를 온라인 채팅으로 대신하는 셈이다.
스님AI를 개발 중인 김영찬 조계종 홍보위원은 “스님AI가 고민 상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법문도 제공하고, 집에서도 경전을 공부할 수 있게 도와 줄 것”이라며 “스님의 역할을 완벽하게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불교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마중물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종은 AI로 만든 불교음악도 소개하고 있다. 유튜브 ‘불닦는 소리’를 개설해 들려주는 ‘부처님도 비트타셨잖아요’, ‘반야심경 보컬로이드 리믹스’ 등이다. ‘부처님도 비트타셨잖아요’는 경쾌한 리듬과 헤드폰을 쓴 스님 이미지를 배경으로 불교가 추구하는 고통에서의 해방을 노래한다. ‘반야심경 보컬로이드 리믹스’에서는 대반야바라밀다경의 요점을 간결하게 설명한 짧은 경전인 ‘반야심경’ 한글판이 자막과 함께 랩으로 펼쳐진다.
조계종이 제작한 것은 아니지만 AI로 만든 불교 콘텐츠 중 일부는 이미 인기몰이 중이다. 유튜버 곰딴(GOMDAN)이 지난달 초 AI를 활용해 작곡한 3분54초짜리 ‘반야심경’은 조회수 34만을 돌파했다. 한 이용자는 ‘기독교 신자인데, 이 노래를 듣고 반야심경의 심오한 내용을 처음 알게 됐다’고 댓글을 달았다.
곰딴은 일터 배경음악으로 어울릴 만한 2시간 5분짜리 ‘반야심경’을 편곡해 내놓기도 했다. 천수경 내용을 토대로 가사를 만들어 역시 AI로 작곡한 랩송 ‘참회천수경’도 공개한 지 10여일 만에 조회수 7만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