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 “前 방사청장 KDDX 비위 연루 허위사실”… 반박 의견서 제출

방위사업청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입찰 비리 의혹 관련 경찰 수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중공업은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장과 유착 관계라는 허위 사실 유포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취지의 참고인 의견서를 경찰에 전달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7일 “보안 감점 완화 건의에 한화 계열 4사 등 7개사가 참여했다”며 “허위 사실 유포로 피해를 보고 있는 만큼 이러한 행위가 신속하게 시정돼야 한다”는 취지의 참고인 의견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의견서는 27쪽 분량으로 첨부한 증거자료까지 합하면 총 197쪽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경찰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6월 왕 전 청장의 비위 관련 첩보를 입수,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왕 전 청장을 입건하고 1년 넘게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2020년 5월 KDDX 사업의 기본설계 입찰이 있기 전 HD현대중공업(당시 현대중공업)에 유리하도록 왕 전 청장이 ‘보안사고 감점 규정’을 삭제했다는 내용이다.

 

앞서 2019년 방사청은 무기체계제안서 평가업무지침을 개정해 보안 사고가 발생한 업체에 0.5~1.5점을 감점하는 규정을 없앴다. 이에 KDDX 기밀 자료 유출 사건에 연루된 HD현대중공업은 감점 없이 경쟁 업체인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을 0.056점 차이로 제치고 기본설계 사업자에 선정됐다.

 

HD현대중공업은 의견서에서 “방사청이 HD현대중공업에게 유리하도록 보안사고 감점 규정을 완화했다는 주장은 방사청이 2020년 7월 경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기본설계 입찰 결과를 공개했을 때부터 한화오션(042660)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주장”이라며 “이후 한화오션이 제기한 민사가처분(법원)과 국민감사청구(감사원)를 통해 그 허구성이 여실히 확인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019년 9월 이뤄진 보안사고 감점 규정 개정은 국민권익위원회와 국무조정실의 권고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당시 국민권익위에 보안사고 감정 규정 개정과 관련한 고충 민원을 신청한 방산업체는 총 7곳(㈜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 대한항공, 퍼스텍, HD현대중공업)으로 이 가운데 4개 회사가 한화 계열사”라고 설명했다.

 

HD현대중공업은 또 “KDDX 사업과 관련한 협력업체 선정은 기본설계가 상당 부분 진행된 시점(2022년 하반기)에나 가능했는데 2019년 9월 이뤄진 보안사고 감점 개정과 그로부터 3년 이상 지난 시점에 결정되는 협력업체 선정을 연관시키는 것은 지나친 논리적 비약”이라며 왕 전 청장에 대한 청탁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어 “2020년 12월 퇴임한 왕 전 청장을 위해 HD현대중공업이 특정 업체를 협력업체로 선정했다는 것 역시 설득력이 결여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 측은 “이번 수사가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비방과 허위사실 유포가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