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상 개막식’… “새롭고 다양” vs “산만해” [파리 2024]

와글와글 올림픽

외신들 찬사·혹평 반응 엇갈려
망사 입은 ‘욕망의 신’ 연출 등 논란
셀린 디옹 깜짝 무대엔 호평 일색

2024 파리 올림픽은 한 편의 대담한 야외극으로 서막을 올렸다. 바로 프랑스의 자존심을 건 ‘수상 개막식’이다. 파리를 상징하는 센강을 무대 삼아 펼쳐진 전무후무한 쇼는 세계인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하지만 찬사와 함께 혹평이 뒤섞인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개막식이 열린 26일 센강을 따라 6㎞를 누빈 각국 선수단의 행진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노트르담 대성당, 루브르박물관, 에펠탑 등 파리의 명소들이 배경이 돼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파리가 하나의 화려한 무대로 변했다’며 찬사를 보냈고, 뉴욕타임스는 ‘새롭고 다양한 프랑스의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가수 필리프 카트린느가 디오니소스 분장을 한 채 등장하는 모습. 중계화면 캡처

그러나 일부 매체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특히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치른 ‘라이벌’ 영국 언론들의 평가가 혹독했다. 타임스는 ‘산만하고 무작위적’이라고 혹평했으며, 가디언 역시 ‘연결성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스포츠전문매체 라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관점에 따라 훌륭한 쇼 또는 지루한 행사’라는 양면적 평가를 내놓았다.

 

개막식의 파격적인 요소들은 이처럼 찬반 논란의 중심에 섰다. 프랑스 혁명 당시 처형된 마리 앙투아네트로 분장한 합창단원이 잘린 머리를 들고 나와 혁명가 ‘아, 괜찮을 거야’를 부르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또 그리스 신화 속 술과 욕망의 신 디오니소스로 분장한 프랑스 가수 필리프 카트린은 사실상 나체에 가까운 파란 망사 옷을 입고 등장해 ‘벌거벗은’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이런 과감한 연출에 “프랑스다운 유머와 풍자”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기괴하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왔다.

 

논란이 계속되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파리 올림픽 개회식 공식 동영상을 미디어 플랫폼에서 삭제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IOC 유튜브 채널에서 파리 올림픽 개회식 영상이 사라졌으며 IOC와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 모두 삭제 사유에 대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셀린 디옹이 26일(현지시간)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성화가 점화된 직후 에펠탑에 올라 ‘사랑의 찬가’를 부르고 있다. 파리=AP연합뉴스

그럼에도 셀린 디옹의 깜짝 등장은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로 많은 이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호평 받았다. 희소 질환으로 2년 가까이 공백기를 보낸 디옹이 에펠탑을 배경으로 ‘사랑의 찬가’를 부르자, 전 세계 시청자는 감동의 물결에 휩싸였다. SNS에서는 “셀린 디옹의 목소리가 파리 올림픽에 생기를 불어넣었다”는 반응이 이어졌고 일부 네티즌들은 “개막식의 가장 빛나는 순간”이라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