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득표율 누적 1위를 달리는 정봉주 후보가 뒤를 쫓아오는 김민석 후보의 추격이 무섭지 않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29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정 후보는 ‘김민석 후보가 무섭게 추격하는데, 이른바 '명심' 때문에 선전했다는 관측을 어떻게 보나’라는 취지의 진행자 질문에 “추격하는 게 무섭지 않다”며 “내가 뭐 죽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당내 경선은 축제이고 원팀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하나의 민주당을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에 무섭게 추격하는 건 아니고, 김민석 의원이 잘 쫓아오길래 ‘찔끔찔끔 쫓아오지 말고 쫓아올 거면 확 뒤집어라’는 얘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최고위원 경쟁은 정 후보와 김민석 후보가 선두권을 형성한 모습이다. 지난 28일까지 누적 득표율은 정 후보와 김 후보가 각각 19.03%, 17.16%를 획득한 데 이어 ▲김병주(14.31%) ▲전현희(13.20%) ▲이언주(12.15%) ▲한준호(12.06%) ▲강선우(6.10%) ▲민형배(5.99%) 순이다. 민주당은 대표·최고위원 경선에서 권리당원 56%, 대의원 14%, 일반 여론조사 30%를 각각 반영한다. 최고위원은 8명의 후보 중에서 5명을 뽑는다. 총 15회의 지역 경선 중 9차례 경선(제주, 인천, 강원, 대구·경북, 울산, 부산, 경남, 충남, 충북)이 치러지면서 반환점을 돈 상황이다.
후보 중 유일한 원외 인사인 정 후보는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상대적으로 옅다는 평가를 받지만, 출마 선언 때부터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외치는 등 강한 선명성을 앞세워 강성 당원들의 호응을 끌어낸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다만, 과거 여러 차례 설화(舌禍)를 겪은 바 있고,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공천받았다가 취소된 것도 같은 이유였던 만큼 불안한 시선도 공존하는 게 사실이다.
정 후보는 2017년 7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 북한 스키장 활용 방안을 놓고 패널들과 대화하다 “DMZ(비무장지대)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2015년 경기도 파주 DMZ에서 수색 작전을 하던 우리 군 장병 2명이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 폭발로 다리와 발목 등을 잃은 사건을 조롱한 것으로 의심받았다.
정 후보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당사자께 유선상으로 사과했다”고 밝혔지만, 당시 부상당한 장병들이 정 후보에게 사과 받은 바 없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거짓 해명’ 논란으로 번졌다. 논란을 의식한 당의 공천 취소에 정 후보는 ‘20년 만의 열정적인 재도전을 멈추려 한다’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렸었다.
이를 언급하듯 ‘워낙 강성이다 보니 이재명 대표 후보가 수석최고위원이 되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언론 추측이 있다’는 진행자 말에 정 후보는 “당원 124만명이 뽑는데 당 대표께서 누가 수석이 될지를 생각할지(의문으로) 저는 생각한다”며 “언론의 과도한 해석이라고 본다”고 잘라 답했다.
이 대목에서 당 대표와 같이 움직일 수 있는 원내 최고위원과 달리 원외는 본회의 등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정 후보는 “대선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국민과 소통하고, 시민사회와 함께하는 거버넌스도 고민해야 한다는 점에서 원외가 (최고위원을 하는 게) 더 낫지 않나 생각을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