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국립공원 남산 지암곡 제4사지 마애선각입상, 불상으로 확인

3차원 디지털 기술 통해 도상적·시대적 특징 확인
2005년 탐방객이 발견… 디지털 기술로 불상 여부 등 확인

2005년 경북 경주 남산에서 발견된 '지암곡 제4사지 마애선각입상'이 불상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경주국립공원사무소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제4사지 마애선각입상을 조사해 상반신 형태와 특징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주 남산 지암곡 제4사지 마애선각입상. 경주국립공원사무소 제공

마애선각입상은 정수리에 육계(불상 정수리에 있는 혹)가 분명하고, 천의(天衣) 대신 가사를 착용해 부처상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선 보관이나 장식이 없는 머리 부분, 높은 육계, 양손에 지물을 들지 않은 점 등이 새롭게 확인됐다. 

 

아울러 양쪽으로 뻗치는 대의(大衣) 주름과 수직으로 내려오는 군(裙) 주름 등은 삼국시대 여래상이나 인물상의 특징과 유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2차에 걸친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삼국시대 여래입상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앞으로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경주 남산 지암곡 제4사지 마애선각입상 선 도면. 

경주 남산 해발 450m 지점에 있는 마애선각입상은 높이 약 8m 바위 표면에 2.3m 크기의 선 형태로 새겨진 대형 입상이다.

 

2005년 탐방객에 의해 최초 발견된 직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현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조사를 거쳐 신라시대에 새긴 마애선각입상이란 점을 확인했다.

 

다만 당시 조사에서 상반신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아 그동안 이 입상이 불상인지 여부는 규명되지 않았다.

 

경주국립공원사무소는 지난해 11월부터 공원 내 비지정문화유산에 대한 관리 차원에서 지암곡 제4사지 마애선각입상의 보존·관리를 위한 입체 스캔과 3차원 디지털 시각화 기술을 활용해 눈으로 확인하지 못한 상반신 윤곽을 파악했다.

 

강순성 경주국립공원사무소 문화자원과장은 “이번 조사가 지암곡 제4사지 마애선각입상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보전·관리의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전문인력 및 인프라 등을 활용해 공원 내 문화자원 관리 강화에 힘쓰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