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만 피한다?… 알제리 유도 선수 계체 초과로 실격

이스라엘 측 ‘패싱‘ 주장하며 비판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알제리 유도 선수가 이스라엘 선수와 1라운드를 앞두고 계체량을 통과하지 못해 실격됐다. 이스라엘 측은 이슬람권 선수들의 ‘이스라엘 패싱‘을 언급하며 알제리 선수가 고의로 경기를 피했다고 비판에 나섰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알제리 유도 남자 73㎏급 국가대표 메사우드 르두안 드리스는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진행된 계체에서 기준 체중을 초과해 실격 처분을 받았다. 드리스는 29일 이스라엘의 토하르 부트불과 1라운드 맞대결을 치를 예정이었다.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던 이스라엘 유도 국가대표 토하르 부트불(왼쪽). EPA연합뉴스

부트불은 드리스의 실격으로 2라운드에 자동 진출했지만 이스라엘 올림픽위원회는 곧바로 성명을 통해 알제리 측을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드리스가 일부러 경기를 포기한 것”이라며 “이런 행동은 스포츠계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올림픽 가치를 염두에 두고 계속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측이 이같이 반응한 이유는 이슬람권 선수들의 ‘이스라엘 패싱’ 논란 때문이다.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선 이슬람권 선수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이스라엘 선수와 맞대결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3년 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알제리 유도 선수 페티 누린은 남자 73㎏급 경기를 앞두고 “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기 때문에 이스라엘 선수와 경기를 치르지 않겠다”며 기권했다. 당시 누린은 1라운드 상대 무함마드 아브달라술(수단)에게 승리하면 부트불과 만날 가능성이 있었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도 2라운드에 자동 진출한 부트불은 2개 대회 연속 알제리 선수에게 퇴짜를 맞은 셈이 됐다.

 

올림픽은 정치적인 이유로 경기를 포기하거나 관련 행위를 한 선수에게 엄격한 잣대로 징계를 내리고 있다. 이에 국제유도연맹(IJF)은 누린에게 10년간 출전 금지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이스라엘 선수와 대결을 피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폭로한 선수도 있었다. 이란 국가대표였던 사이에드 몰라레이는 2019년 세계유도선수권대회 남자 81㎏급 결승에서 이스라엘 사기 무키를 만날 가능성이 생기자 준결승에서 일부러 패했다. 몰라레이는 이후 이란 올림픽위원회가 일부러 질 것을 강요했다고 폭로한 뒤 몽골로 망명했다.